[뉴스토마토 이재영기자] LG의 대형 OLED 사업이 속도를 낸다. OLED TV 판매 확대에 이어 사이니지 시장 보급에서도 성과를 내며, 성장이 더디다는 시장 우려를 불식시킨다.
12일 일본 현지언론 및 업계 등에 따르면, LG전자재팬은 OLED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대형 사이니지 사업을 일본에서 본격 전개한다. 전날에는 55인치 OLED 패널 24면으로 구성된 일본 최대 규모의 곡면 사이니지를 일본 DNP고탄다 빌딩에서 선보이며 시장 공략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LG전자의 곡면 OLED 사이니지가 설치된 것은 국내 인천 국제공항과 남산타워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이번에 DNP고탄다 빌딩에 도입된 사이니지는 풀HD 곡면 OLED 24면으로 구성된 225인치, 해상도 7680X6480의 디지털 간판 시스템이다. 두께는 0.97mm로, 신용카드 등 일반 카드류의 평균 0.84mm에 버금간다. 이인규 LG전자재팬 사장은 “높은 명암비와 색 재현성, 어느 각도에서 봐도 색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넓은 시야각, 얇고 구부릴 수 있는 유연성 등 액정으로 할 수 없는 표현이 가능하다”며 OLED의 장점을 강조했다.
LG전자재팬은 대일본인쇄와 협력해 오는 10월부터 시장 판매에 돌입한다. 파트너인 대일본인쇄는 LG전자 곡면 OLED 사이니지를 이용한 영상 제작과 설치 시공 후 지원 등의 솔루션을 고객에게 제공한다. 가격은 액정 사이니지보다 3~4배 비싸지만, LG전자와 대일본인쇄는 고객사의 요구에 맞춰 적절한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 곡면 사이니지. 사진/LG전자
세계 소형 OLED 패널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한 삼성디스플레이와 달리 대형 OLED에 집중해온 LG디스플레이는 상대적으로 더딘 성장 속도가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수율의 한계로 인한 높은 가격은 대중화의 최대 걸림돌이었다. 그럼에도 LG는 전자와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그룹 차원에서 OLED를 전폭 지원하며 LG의 상징으로 각인시켰다. 이런 상황에서 OLED TV 판매 확대와 함께 사이니지 시장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대형 OLED 사업이 한층 탄력 받는 분위기다.
LG전자는 OLED TV의 생산단가를 꾸준히 낮춰 시장 활성화를 유도하고 있다. 1분기 OLED TV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는 올해 OLED TV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10%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OLED TV가 고가 제품인 만큼 수익 기여도도 클 전망이다.
동시에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소형 OLED 사업에도 적극 뛰어들면서 모바일 시장을 장악한 삼성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애플의 아이폰 등 스마트폰의 OLED 패널 채택이 늘어나는 추세에 맞춰 소형 OLED로 발을 넓혔다. 지난 6일 경북 구미 E5 공장에 6세대 POLED(플라스틱유기발광다이오드) 생산장비를 반입했다. 앞서 지난해 7월 1조500억 투자를 결정한 데 이어 올 4월 4500억원을 추가적으로 집행했다. 이를 통해 내년 상반기 중소형 OLED 패널 양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