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감형' 정병국이냐 '참신한' 김용태냐

비박, '서청원 대항마' 찾기 고민…"두 사람 장점 합치면 좋으련만"

입력 : 2016-07-14 오후 4:35:35
[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새누리당 친박계 좌장 서청원 의원의 8·9 전당대회 출마 선언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비박계에 비상이 걸렸다. 후보 단일화를 통해 맞서야 하는데 서 의원을 상대할만한 대항마가 당장 눈에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 출마를 선언한 비박계 김용태 의원과 정병국 의원은 나름대로 장점이 있지만 서 의원을 직접 상대해 승리할 수 있을지는 의문부호가 붙는다는 평가다.
 
서 의원은 14일 현재까지 출마 여부를 놓고 막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이번 주까지 장고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17일 쯤 출마 여부를 공식 발표할 것이라는 말도 흘러나온다. 서 의원은 현재 자신의 지역구에 머물면서 지역 인사들의 의견을 듣고 고민을 나누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박계는 서 의원의 최종 결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서 의원이 출마를 확정할 경우 친박계 표심이 자연스럽게 서 의원으로 몰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친박계 이정현 의원과 이주영 의원이 완주하더라도 막판에는 결국 서 의원 쪽으로 대세가 기울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많다. 그만큼 친박계 내부에서 서 의원의 결집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비박계에서는 서 의원이 출마할 경우 후보를 단일화해야 그나마 승산이 있다. 때문에 조만간 김용태 의원과 정병국 의원 사이에서 단일화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점쳐진다. 문제는 어느 쪽도 승리를 장담할 수 있을 만큼 큰 매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김 의원이든, 정 의원이든 서 의원과 1대 1로 붙여놨을 때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는 평가가 많다.
 
정병국 의원의 가장 큰 장점은 호감형 외모다. 큰 키에 뚜렷한 이목구비는 당대표 이미지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5선 국회의원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호소력에서는 김 의원에게 밀린다는 평가를 받는다. 치고 나갈 때는 나가야 하는데 '결정적인 한방'이 없어 보인다는 의미다. 그만큼 성격도 유하다. 과거 새누리당 내 쇄신파로 이름을 떨친 '남원정’의 멤버였지만, 남경필 경기지사와 원희룡 제주지사에 비해 자신의 목소리를 가장 덜 냈던 사람으로 평가된다.
 
새누리당 한 당직자는 “정 의원이 김 의원보다 외형적으로 호감이긴 하지만 결정적인 한방이 없다. 너무 눈치보고 유하다는 평가가 많다”며 “김 의원과 정 의원을 하나로 합치면 참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평했다. 
 
김용태 의원은 젊은 패기가 장점이다. 친박계에 직접 칼을 겨눌 수 있는 새누리당 내 유일한 인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만큼 개혁적이고 참신하다. 전당대회 출마 기자회견 등에서도 가장 목소리가 높았고 현장의 분위기를 누구보다 압도했다. 그러나 그 장점이 새누리당 내에서는 단점이 될 수 있다. 실제 새누리당 내부에서 노년층을 중심으로 김 의원의 패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표의 확장성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작은 체구 때문에 당대표 감으로는 무게감이 약하다는 말도 나온다.
 
새누리당 한 보좌진은 “패기 있고 자신감 있는 모습은 좋은데 그런 모습이 오히려 나이 든 사람에게는 비호감이 될 수 있다. 속된 말로 '싸가지 없어 보인다'는 평가가 많다”며 “김 의원이 단일 후보로 나간다면 서 의원을 이길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14일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를 잇따라 열고 당 지도체제 개편 방안이 담긴 당헌·당규 개정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 선출하는 규정이 최종 결정된 것이다. 당무 통할권 및 주요 당직자 임면권 등 당대표 권한도 강화했다. 새누리당은 또 이날 비대위 회의를 열고 전국 17개 신임 시도당위원장을 최종 승인했다. 아직 새 인물을 선출하지 못한 4곳은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하거나 현 위원장 임기를 늘리는 방향으로 승인했다.
 
정병국 의원(왼쪽)은 호감형이지만 ‘한방’이 없다는 평이 있고, 김용태 의원은 패기는 있지만 노년층 당원들에게 점수를 받기 어렵다는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사진/뉴스1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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