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기자] 국내 UHD(초고화질) TV 시장이 걸음마 단계에 머물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내년 2월부터 UHD 본방송을 시작하며 콘텐츠 확보에 청신호가 켜졌지만 국내 UHD TV의 보급률이 낮은 데다, 기술 표준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정부는 내년 2월 수도권을 시작으로 오는 2021년까지 지상파 UHD 방송을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반면 이를 구현할 UHD TV 보급률은 풀HD 등 기존 TV에 비해 미미하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체 TV 시장에서 UHD TV의 비중은 10% 초반대에 그쳤다.
삼성전자의 UHD TV(왼쪽)와 UHD 블루레이 플레이어. 사진/삼성전자
기존 TV에 비해 아직 UHD TV의 보급이 지지부진한 데는 비싼 가격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3840 X 2160의 해상도로 풀HD(1920 X 1080)보다 네 배 뛰어난 해상도를 지원해 훨씬 선명한 화면을 제공하지만, 아직 일반 사용자들이 구매하기에는 가격이 부담스럽다.
UHD TV는 소비자들이 주로 찾는 55인치 기준으로 200만원 후반~300만원 이상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패널의 경우 풀HD와 크게 차이가 없을 정도로 가격이 내려갔지만, 제조사들의 프리미엄 전략 등이 대중화의 관건인 가격 인하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창희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패널 가격은 TV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30%”라며 “프리미엄 제품으로 출시되면서 아직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정해지지 않은 UHD 방송 표준도 걸림돌이다.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 등 주요 TV 제조사들은 유럽식(DVB-T2) 표준에 따라 UHD TV를 제작했다. 하지만 양방향 서비스가 가능하고 고품질 영상기술을 지원한다는 이유로 미국식(ATSC 3.0) 방식을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식으로 국내 UHD 방송 표준이 정해질 경우, 이미 판매된 유럽식의 UHD TV는 미국식 방식으로 전환시켜줄 별도의 기기가 필요한데 이를 누가 지원할지도 문제다. 이 교수는 “UHD TV가 시중에 나온 지 꽤 시간이 지났고 지상파 UHD 본방송이 7개월밖에 남지 않았는데, 아직 표준도 정해지지 않은 것은 정부의 대응이 한 발 늦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전세계 TV 시장 1, 2위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UHD TV의 출하량을 빠르게 늘리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삼성전자의 UHD TV 출하량은 222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2배가량 급증했다. LG전자도 같은 기간 65% 늘어난 114만대의 UHD TV를 출하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