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지난달 A씨는 B캐피털을 사칭하는 사기범으로부터 7%의 저금리로 대출을 받으라는 권유전화를 받았다. B캐피털에서 신규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기존의 대부업체에서 대출받았던 금액을 상환해야 한다는 사기범의 거짓 이야기를 듣고 A씨는 상환자금 2000만원을 지인으로부터 마련해 사기범이 알려 주는 농협계좌로 입금했으나 A씨는 금전상의 피해를 입지 않았다. 사기범은 ATM으로 가서 인출을 시도했으나 한 푼도 찾을 수 없었는데 이는 입금되는 순간 농협은 소비자보호부의 모니터링시스템에서 이 계좌를 탐지하고 강제지급정지했기 때문이다.
금융권이 대포통장 근절을 위해 전방위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농협은행이 달성한 대포통장근절과 금융사기 피해예방 성과가 관심을 받고 있다. 농협은행은 대포통장 건수가 2년새 급감해 지난 2014년 대비 10분의 1로 급감했다.
20일 농협은행에 따르면 금감원 공고 기준으로 대포통장 좌수가 2014년 4043좌에서 지난해 1311좌, 올해 6월말 현재 360좌로 급격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대포통장 모니터링 및 창구직원들의 판단을 통해 올 들어 349건에 30억원에 달하는 소중한 고객 예금 피해를 예방했다.
농협은행은 대포통장을 적발해내기 위해 ▲작년 5월 대포통장모니터링 신시스템을 구축했고 ▲입금된 금액이 300만원 이상 일 경우 30분간 인출을 지연시키는 '자동화기기 지연인출제' ▲신규계좌 개설 또는 장기 미사용 계좌에 대해 재발급 시 금융거래 목적을 확인하는 '금융거래목적확인제도' ▲통장양도의 불법성과 불이익을 널리 알리는 캠페인 전개 등을 전개해왔다.
또한 본부 모니터링시스템·영업점간 연계를 통해 피해금이 입금 된 대포통장의 예금주가 창구에서 출금 요청하는 경우 경찰과의 협업을 통해 사기범을 현장에서 검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고객 피해 예방 및 사기범 검거에 주력하고 있다.
농협은행 금순섭 소비자보호부장은 "앞으로도 더욱 교묘해져가는 금융사기로부터 금융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며 "대포통장 모니터링시스템을 정교화 하는 등 대응체계를 더욱 더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