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대우조선해양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1일 정병주(64) 삼우중공업 전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이날 대우조선해양의 삼우중공업 지분 매입 의혹과 관련해 정 전 대표를 불러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남상태(66·구속 기소) 대우조선해양 전 사장의 측근인 정 전 대표는 지난 2011년 대우조선해양이 삼우중공업 지분을 3배 정도 높은 가격에 매입한 과정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감사위원회가 검찰에 제출한 진정서를 보면 대우조선해양은 2010년 4월 삼우중공업과 계열사 등 지분을 매입했고, 그해 7월 인수합병을 거쳐 삼우중공업 주식 392만주(76.57%)를 보유했다.
이렇게 삼우중공업에 대한 지배권을 확보했는데도 대우조선해양은 이후 2011년 7월 삼우중공업의 잔여 지분 120만주(23.43%)를 기존 주당 매입 가격의 3배 정도 높은 190억원에 사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별수사단은 이날 정 전 대표를 상대로 대우조선해양이 삼우중공업 주식을 매입할 당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주식 매입을 대가로 남 전 사장에게 금품을 전달했는지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이날 오전 9시17분쯤 서울고검에 출석한 정 전 대표는 대우조선해양에 지분을 매도하는 것을 누가 먼저 제안했는지, 이 과정에 로비가 있었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에 "조사에 성실히 답하겠다"고 말한 후 조사실로 향했다.
앞서 특별수사단은 20억원 상당의 배임수재 혐의와 5억원 상당의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지난달 19일 남 전 사장을 재판에 넘겼으며, 현재 남 전 사장의 재임 기간 이뤄진 회계사기 규모를 수사 중이다.
특별수사단은 남 전 사장의 수사와 관련해 지난달 5일 정준택(65) 휴맥스해운항공 회장을 특정경제범죄법 위반(횡령)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같은 달 11일과 12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 건축가 이창하(60)씨에 대해서는 특정경제범죄법 위반(횡령·배임) 혐의 등으로 구속해 조사하고 있다.
한편 특별수사단은 남 전 사장의 후임자인 고재호(61) 전 사장에 대해서도 자본시장법·외부감사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사기·배임) 혐의로 지난달 27일 구속 기소했다.
고 전 사장은 5조7000억원 상당의 회계사기를 저지르고, 회계사기로 부정하게 얻은 신용등급으로 총 21조원대 사기대출을 지시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비리와 관련된 핵심인물인 삼우중공업 전 대표 정 모씨가 피의자 신분으로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