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이틀 앞으로 다가온 새누리당 8·9 전당대회의 선거인단 사전투표가 7일 전국 252곳 투표소에서 완료됐다. 선거인단 사전투표는 총 34만7500여명 중 대의원 9000여명을 제외한 33만8500여명이 유권자로, 이날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실시됐다. 대의원들은 오는 9일 전당대회 현장에서 투표한다.
이날 선거인단 투표에는 몇가지 변수가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먼저 선거 막판 논란이 된 ‘오더 투표’(특정 후보에게 투표하라는 지시에 따른 투표)가 얼마나 영향을 미쳤을지 관심이 쏠린다.
오더 투표 논란은 지난 6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마지막 합동연설회에서 친박계 후보들의 의혹 제기로 촉발됐다. 이후 친박계 내에서도 이정현 후보에게 힘을 몰아달라는 ‘오더’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후보간 갈등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비박계 단일후보로 확정된 주호영 후보는 7일 한때 경쟁자였던 정병국·김용태 의원과 함께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사멸할 듯했던 친박 패권주의가 다시 살아나려 하고 있다”며 “장막 뒤에 숨어 대리인을 정하고 이른바 오더 투표라는 시대착오적 구습으로 마지막 남은 기득권을 연장하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주영 후보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괴로움을 호소하는 당원들의 전화를 여러 통 받았다. 위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라는 오더가 내려왔다는 것”이라며 “당원을 종으로 만드는 이런 비민주적 오더 정치, 계파 정치는 더는 정당사에 존재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막판 극적으로 이뤄진 비박계 단일화가 선거인단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도 관심이 쏠린다. 주호영 후보는 지난 5일 정병국 후보와의 당대표 후보 단일화 여론조사에서 승리하며 비박계의 최종 단일 후보가 됐다. 정치권에서는 정병국과 김용태, 주호영과 정병국 등으로 이어지는 비박계 단일화 이벤트가 사전투표 표심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친박계는 이주영·한선교·이정현 후보의 3파전으로 전당대회를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30%를 반영하는 국민 여론조사와 대의원들의 현장투표가 남았지만 이날 진행된 선거인단 투표로 선거가 사실상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선거인단 중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영남권 표심이 어디로 향했을지도 전당대회의 관심사다. 경북과 경남, 대구와 부산, 울산 등 영남권 선거인단은 약 15만5000여명으로 전체의 약 45%에 달한다. 이주영 후보의 지역구가 경남 창원 마산합포구이고, 주호영 후보 지역구는 대구 수성을이다. 영남권 표심이 이들 후보에게 얼마나 갔을지 주목된다.
‘선거의 여왕’으로 불리는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이 선거인단 투표에 영향을 미쳤을지도 관심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4일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 배치에 대한 지역 민심을 듣기 위해 대구·경북(TK) 지역 초선 의원들과 면담을 가진 바 있다.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친박계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TK 지역에 시그널을 준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현장에 있는 대의원들의 표심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이 전당대회 행사장을 찾을지도 관심사다. 새누리당과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전당대회 방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2년전 전당대회 때도 행사장을 찾아 ‘서청원 후보 지원’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새누리당 8·9 전당대회 비박계 단일후보인 주호영 의원(가운데)이 단일화 경쟁을 했던 정병국(오른쪽), 김용태 의원과 함께 7일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뉴스1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