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9월 회의…산유량 동결할까

입력 : 2016-08-09 오후 5:08:24
[뉴스토마토 심수진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유가 하락에 대비하기 위해 다음 달 비공식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산유량 동결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으나 전문가들은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전망했다.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모하메드 빈살레 알 사다 OPEC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최근 다시 약세를 보이고 있는 국제유가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다음 달 26~28일까지 알제리에서 열리는 국제에너지포럼(IEF)에서 OPEC 회원국들과 비공식 회의를 열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에서 연설 중인 모하메드 빈살레 알 살리 OPEC 사무총장. 사진/뉴시스·AP
 
국제 유가는 올해 초 배럴당 30달러를 밑돌며 저점을 기록했지만 캐나다의 대형 산불과 나이지리아, 리비아의 내전사태로 인해 원유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지난 6월 중순에는 배럴당 50달러 선을 회복했다. 그러나 또다시 원유시장에 공급과잉 우려가 생기면서 지난주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 가격은 40달러를 밑돌았고 이는 곧 OPEC 회원국들에 생산량 동결 합의에 대한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에 알 사다 OPEC 사무총장은 "OPEC은 지속적으로 국제유가의 흐름을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다"며 "회원국들이 국제유가의 하락을 고민하는 만큼 이날 시장을 안정시킬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최근의 유가 감소는 일시적인 현상”이며 “3, 4분기에는 원유 수요가 많아져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소식에 시장은 매우 빠른 반응을 보였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물 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22달러(2.9%) 상승한 43.0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ICE 선물시장에서 브렌트유 가격 또한 전날 대비 1.12달러(2.5%) 오른 45.3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와 브렌트유는 장중 한때 3% 상승률을 나타내기도 했다.
 
올해 OPEC은 이미 수차례 회담을 열었지만 생산량 동결 합의에는 실패했다. 지난 4월과 6월 OPEC 회원국들은 비회원국까지 함께 생산량 동결을 위한 회의를 진행했지만 사우디아라비아의 반대로 가시적인 성과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그럼에도 JBC에너지 분석가들은 "이번 비공개 회담 결정은 산유국들이 (유가 하락으로) 자국 경제에 미치는 압박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을 나타낸다"고 설명해 생산량 동결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여기에 생산량 동결 문제의 큰 걸림돌이었던 이란의 원유 생산량이 최근 목표치에 도달했다는 소식도 이 같은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다만 세계 최대 원유 생산국인 러시아가 아직까지 생산량을 제한할 정도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주장해 러시아의 동결 여부가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 셸드롭 SEB 수석 상품전략가는 "OPEC이 실제로 생산을 동결하기 전에 시장에서 먼저 판단을 늘어놓는 것은 매우 이른 행동"이라며 생산량 동결에 대한 지나친 기대를 경고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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