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270억 부정 환급'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 소환(종합)

국세청 상대 소송사기 혐의 피의자 신분 조사

입력 : 2016-08-11 오전 10:18:04
[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법인세 등 부정 환급 의혹을 받고 있는 허수영(65) 롯데케미칼(011170) 사장이 11일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 조재빈)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손영배)는 이날 허 사장을 상대로 총 270억원의 세금을 돌려받은 과정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허 사장은 롯데케미칼이 허위 장부로 국세청에 소송을 제기해 지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법인세 등 총 270억원을 환급받은 과정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2004년 ㈜고합의 계열사 케이피케미칼을 인수하면서 허위로 기재된 기계설비 등 고정자산 1512억원에 대한 감가상각을 주장하면서 소송을 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롯데케미칼은 케이피케미칼 명의로 2006년부터 법인세경정 청구, 국세심판 청구, 세무 소송, 행정 소송을 내 법인세 220억원, 환급가산금 20억원, 주민세 30억원 등을 환급받았다.
 
허 사장은 2008년 2월부터 2011년 2월까지 케이피케미칼 부사장과 사장을 지냈고, 2012년 2월 호남석유화학 사장에 부임한 이후 그해 12월부터 롯데케미칼 사장을 맡고 있다.
 
검찰은 롯데케미칼이 일본롯데물산과의 원료 거래 과정에서 부당한 수수료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이날 오전 9시30분쯤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허 사장은 정부 상대 사기소송을 직접 지시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검찰의 조사에 협조하고, 성실히 소명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의 지시가 있었냐는 질문에 "없었다"고 대답했고, 세무법인에 왜 수천만원을 건넸는지, 기준(70) 전 롯데물산 사장의 책임인지 등에 대해 "성실히 소명하겠다"고 말한 후 조사실로 향했다.
 
앞서 검찰은 특정범죄가중법 위반(조세) 혐의로 지난달 30일 기 전 사장을 구속했으며, 같은 달 8일 롯데케미칼 전 재무담당 이사 김모(54)씨를 구속 기소했다.
 
김씨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롯데케미칼의 케이피케미칼 인수 직후 경영 개선, 이익률 개선 등 실적 압박으로 이와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케미칼은 신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았던 2004년 11월 케이피케미칼을 인수했고, 2012년 12월 케이피케미칼 흡수합병과 함께 기존 호남석유화학에서 현재의 사명으로 변경했다.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이 롯데 비리 의혹을 수사중인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11일 오전 서울 서초동 중앙지방검찰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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