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여름 기운이 한풀 꺾인다는 처서를 하루 앞두고도 연일 30도를 웃도는 불볕 더위가 계속되면서 에어컨을 찾는 수요가 끊이질 않고 있다. 여기에 누진제 적용에 따른 전기료 폭탄 우려가 커지면서 선풍기 등 에어컨 대체재를 찾는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22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에어컨 국내 판매량은 200만대 수준을 넘어설 전망이다. 지난해 평균 150만대 수준에서 30% 이상 증가한 수치로, 올 초 업계 예상치인 180만대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규모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계속되는 찜통 더위의 영향이 컸다. 올 여름 전국은 기상 관측 이래 연일 최고 기온을 경신하고 폭염특보가 발령되는 등 가마솥 더위로 들끓고 있다. 밤에도 25도 이상 열대야가 한 달 이상 이어지면서 냉방용품 수요를 끌어올렸다.
서울 강남구 가전용품 매장에서 한 시민이 에어컨 구매를 고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삼성전자(005930)의 에너지효율 1등급 무풍에어컨 Q9500은 300만~500만원의 고가임에도 출시 8개월 만에 판매량 20만대를 넘어설 정도로 흥행에 성공했다.
LG전자(066570)도 듀얼 인버터 컴프레서를 장착한 휘센 듀얼 에어컨이 인기를 끌면서 생산라인을 지난해보다 2주 연장해 수요 맞추기에 바쁘다. 국내 에어컨 3위 업체인 오텍캐리어도 지난달 에어컨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45% 급증했다.
에어컨을 대체할 수 있는 냉방용품도 인기다. 전기 사용량에 따라 최대 11배나 높은 요금을 물릴 수 있는 누진제로 전기료 폭탄이 현실화되면서 에어컨 대신 선풍기와 서큘레이터 등을 찾는 소비자도 부쩍 늘었다.
국내 선풍기 1위 업체인
신일산업(002700)은 지난달 50만대 이상의 선풍기를 팔아치우며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0% 가까이 판매량이 급증했다. 폭염에 냉방기능을 보조하는 에어 서큘레이터를 찾는 발길도 늘었다. 신일산업은 '블랙라벨 에어 서큘레이터'를 출시, 50일 만에 누적 판매량 10만대를 돌파했다. 하루 평균 2000대, 3분에 4대씩 판매될 만큼 찾는 고객이 많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기상청에서 무더운 날씨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보하면서 에어컨 등 냉방용품 매출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더위가 일찍 찾아오고 폭염이 이어지면서 판매가 급증했다"며 "8월 말까지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