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민호기자] 퇴직연금 시장의 분수령이 될 내년을 앞두고 금융권의 퇴직연금 유치경쟁이 불을 뿜고 있다.
지난 1년간 판도변화를 보면 은행권의 상승과 보험업계의 하락이 크게 눈에 띈다.
오랫동안 쌓아온 장기자산운용 노하우를 십분 활용한 보험사들은 ‘안정성’과 ‘차별화된 서비스'로 밀어붙이겠다는 태세다.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시장을 선점해 나가고 있는 은행권의 발목을 잡기 위한 보험사들의 행보가 바쁘다.
◇ 퇴직연금 설욕전 '시동'
보험사들은 은행권에 빼앗긴 시장을 되찾겠다는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현재 퇴직금적립 규모로는 삼성생명이 1위를 달리고 있지만 교보생명과 삼성화재가 10위 안에 겨우 턱걸이를 하고 있는 수준.
보험사들은 퇴직연금의 전신이었던 퇴직보험을 개발하고 운용해왔으나 은행들이 퇴직연금 유치에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점유율을 크게 내주고 말았다.
보험업계는 은행들이 대출과 연계해 퇴직연금을 판매하는 이른바 '꺾기'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퇴직보험이 퇴직연금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은행으로부터 빼앗긴 보험사 몫을 되찾기 위한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 보험업계, 퇴직연금에 미래 건다
보험업계는 미래 성장동력으로 퇴직연금시장에 미래를 걸었다.
고령화 사회의 도래와 함께 지속적으로 커져가는 퇴직연금 시장에서 탄탄한 재무안정성을 내세워 은퇴시장 베테랑 사업자로 자리를 굳히겠다는 것.
지난 3월 은행권에 점유율 과반을 내준 이후 꾸준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실정이지만
보험사들이 예전의 시장지배력을 되찾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퇴직보험에 이어 퇴직연금에서도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삼성생명은 탄탄한 재무적 안정성과 브랜드 파워는 건재하다.
대한생명과 교보생명은 30년간 퇴직보험 시장을 운영해온 노하우를 과시한다. '은퇴설계의 명가'를 내세운 미래에셋생명은 퇴직연금 가입 기업 수로는 업계 1위.
미래에셋생명은 국내 최초로 퇴직연금 연구소를 설립하고, 퇴직연금 관리조직 금융플라자를 전국에 오픈하며 국내 퇴직연금 1호 계약을 이끌어낸 저력이 있다.
이경희 보험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고령 퇴직자가 일시금으로 수령하는 퇴직자산을 일정한 소득 흐름으로 전환시키면서 보험사로서는 새로운 사업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며 "작지만 많은 수를 차지하는 중소기업들을 공략하는 데 있어선 서비스 경쟁력이 뛰어난 보험사들이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 영업 총력전 `불꽃`
보험업계의 내년 영업 화두는 단연 퇴직연금.
퇴직연금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오는 2011년을 앞두고 보험사들이 시장 선점을 위해 대규모 조직 개편을 단행하며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올 하반기에는 퇴직연금영업에 총력을 기울이며 조직개편을 통해 신탁영업본부를 신설하는 한편 법인영업본부를 퇴직연금컨설팅본부로 확대하면서 종전 6개 본부에서 9개 본부로 늘렸다.
삼성화재는 업계 최고의 지급여력비율(374.8%) 등 탄탄한 재무건전성을 과시한다. 안정적 수익 창출과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바탕으로 ‘퇴직연금 사이버(Cyber)창구’를 통한 신속한 계약관리 서비스로 고객에게 어필하고 있다.
현대해상은 퇴직연금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 4월 별도의 퇴직연금본부를 신설해 산하에 2개 부서를 두어 영업활동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방하남 노동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보험사마다 내년의 영업 화두를 퇴직연금으로 설정하고 있다"며 "앞으로 퇴직연금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유치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