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운기자]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 추가 대응책을 발표하면서 2금융권의 가계부채 관리를 중요 정책으로 내놨다. 차주의 상환능력심사를 강화하고 분할상환을 유도한다는게 주요 골자다.
정부는 25일 기획재정부·국교교통부·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은행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정부청사에서 가계부채 대책회의를 열고 상호금융권의 담보인정 한도를 인하하고 가산항목·수준을 축소하는 등 2금융권의 대출 기준을 강화한 관리방안을 발표했다.
도규상 금융위원회 정책금융 국장은 "상호금융권의 경우 영세상공인, 농·어민 등 소득증빙이 어려운 차주가 많아 현재 은행권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동일하게 적용하기 곤란하다"며 "업권 특성을 고려해 상환능력 심사 강화 및 분할상환 유도방안을 올 하반기까지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앞서 정부가 가계대출을 관리하기 위해 은행권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2금융권의 가계 빚이 급증하는 '풍선효과'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상호금융 등 2금융권의 가계대출 규모는 현재(올 2분기 기준)266조6000억원을 기록해 전분기 보다 10조4000억원 급증했다. 반기 기준으로 10조원 이상 증가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앞서 정부가 시행한 여신 가이드라인이 도입되면 상호금융권으로 가계대출 수요가 늘어나는 풍선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강행했던 바 있어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정책을 내놓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특히 은행 대출 문턱을 넘지 못한 자영업자와 서민들이 제2금융권으로 옮겨가면서 가계부채의 질이 악화되고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상호금융권의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각 중앙회와 금융당국간 TF를 구성해 가계부채의 질적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소관부처 및 금감원 현장점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한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상환능력심사를 강화하고 현재 상호금융권이 6%대를 기록하고 있는 분할상환 비중을 내년까지 15%로 끌어올리기 위해 감독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예를 들어 연내 예대율을 조정할 경우 분할상환목표 달성수준과 연계해 조합별로 차등화해준다는 것이다.
비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취급실태를 현장점검하고 담보인정한도 기준도 강화했다.
이를 위해 담보평가 적정성 제고 관련 행정지도 안착여부를 오는 9월 14개 조합을 대상으로 현장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특히 상호금융권의 담보인정한도가 현행 50~80%에서 40~70%로 10%포인트 하락했다.
여기에 현재 신용등급·분할상환 등 '리스크 감소요인'과 입지 등 담보물 특성요인에 따라 최대 10%포인트 가산해주던 것을 가산항목 조정 및 가산 폭을 5%포인트로 축소했다.
이렇게 되면 담보인정 한도가 최대 15%포인트까지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한다.
이에 대해 상호금융업계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지방과 수도권의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대출을 할 수 있는 재원자체가 부족해 신용대출을 늘릴 수도 없고 사면초가인 상태"라며 "조합들이 풍선효과 때문에 비주택담보대출로 전환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마저도 규제를 한다고 하니 조합들이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 추가 대응책을 발표하면서 2금융권의 가계부채 관리를 중점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이정운 기자 jw891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