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기자] 쿠첸과 동양매직이 전기레인지 시장 1위 자리를 놓고 격돌하고 있다. 양사는 서로 “내가 시장점유율 1위”라며 주도권 다툼에 한창이다.
쿠첸은 지난 9일 보도자료를 내고 ‘3C 캠페인’ 진행소식을 전하면서 자사를 ‘전기레인지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이라고 소개했다. 이에 대해 동양매직 관계자는 1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업계 추산과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지난해 5만6000여대를 판매한 우리가 시장점유율 1위”라면서 쿠첸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주장이 엇갈리는 가장 큰 이유로 공인된 통계자료가 없는 것을 꼽고 있지만, 양사가 전기레인지 제품의 성격과 향후 시장 전망을 각기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동양매직 모델 배우 현빈(좌)과 쿠첸의 모델 배우 송중기(우)가 각사의 전기레인지를 홍보하고 있다. 사진/동양매직, 쿠첸
업계 추산 지난해 약 46만대 규모의 전기레인지 시장은 화구가 1~2개인 소형 제품과 3구 이상인 일반가정용 제품으로 나뉜다. 그중 3구 이상 제품은 약 12만대를 차지하지만, 매년 30%이상 늘어나면서 전체 시장의 성장을 이끌어 가고 있다.
3구 이상 시장에서 수년째 점유율 30% 이상을 유지하고 있는 쿠첸은 “1, 2구로는 제대로 된 조리가 어렵기 때문에 3구 이상부터 진정한 전기레인지”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동양매직은 “1, 2구를 굳이 전기레인지에서 제외할 이유가 없다”고 반론한다.
여기에 전기레인지와 가스레인지 시장이 향후 어떻게 재편될 것인지에 대해서도 양사의 입장은 상이하다.
쿠첸은 “최근 가스레인지 점유율은 떨어지고 있고, 그만큼 전기레인지 점유율이 상승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전기레인지 보급률이 90% 이상이고, 국내 재건축 빌트인을 중심으로 가스레인지 대신 전기레인지를 채택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전기레인지가 가스레인지의 확실한 ‘대체재’라는 주장이다.
반면 기존 가스레인지 시장에서 선두권인 동양매직은 “최근 가스레인지 시장이 갑작스레 위축된 것은 지난 2014년부터 과열방지센서 부착 의무화가 시행된 데 따른 가격인상 여파 때문이며, 전기레인지 시장의 성장과는 별개로 가스레인지 내수시장은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전기레인지와 가스레인지는 별도 시장이라고 반박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전기레인지는 국내 보급률이 낮아 관련 시장이 매년 10% 이상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면서 “중소·중견 기업뿐만 아니라 삼성전자와 LG전자와 같은 대기업들도 관심을 가지고 있어 향후 시장 주도권을 둘러싼 쟁탈전은 더욱 치열하게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