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기자] 금융당국이 주가연계증권(ELS) 등 파생결합증권과 관련한 건전화 방안을 빠르면 이달말 발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 규제 내용에 대해 촉각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규제 강도가 강할 경우 ELS 발행이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8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8월 ELS 발행규모는 3조7263억원으로 7월 2조5703억원보다 1조원 이상 증가했다. 5월(3조6790억원)과 6월(3조2441억원)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다만, 9월 발행규모는 이날까지 1조657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8월 실적을 살펴보면 원금비보장 발행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면서 “수익추구를 위해 약간의 위험을 감내할 성향이 아직 존재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규제 리스크가 ELS 발행규모를 좌우할 핵심변수로 전망했다. 금융위원회는 빠르면 이달말, 늦어도 다음달 초에 ELS 등 파생결합증권 건전화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당국은 고위험 파생결합증권에 대해 충분한 전문성과 경험, 여유자금을 가진 투자자들 위주로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판매채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올해 상당수 증권사들이 ELS 운용 손실을 입으면서 실적이 지난해보다 악화된 점도 건전화 방안 추진의 명분이 됐다.
일각에서는 HSCEI 지수나 유로스톡스 지수 등 특정 지수에 대한 비중을 40%로 제한할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김지혜 교보증권 연구원은 “금융당국이 지난해부터 시행된 H지수 규제와 유사하게 유로스톡스 지수에 대한 규제를 검토하거나 ELS 자산의 신탁계정 관리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규제 리스크는 아무래도 ELS 발행시장이 위축되는 효과를 가져 올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H지수의 경우 현재 업계 자율규제로 전월 상환금액 내에서 발행할 수 있다. 만약 ELS 기초 자산으로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유로스톡스 지수에도 동일한 규제가 적용된다면 ELS 발행규모는 축소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9월 ELS 발행실적은 추석연휴가 있는 점을 감안해도 8월에 비해 부진한데, 이는 규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당국은 쏠림현상 완화와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건전화 방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업계 입장에서는 악재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