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지하기자] 정부가 중저가 요금제에서도 고가의 공시지원금이 지급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지만, 현실은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통통신사들의 실적 논리 앞에 소비자 이해는 여전히 뒷전이었다.
20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 갤럭시노트7을 기준으로 이통 3사의 공시지원금은 중저가 요금제와 고가 요금제의 차이가 동일한 3.3배로 집계됐다. 담합 행위도 의심되는 대목이다.
SK텔레콤(017670)의 경우 3만원대 요금제에서 공시지원금을 7만5000원으로 책정해 10만원대 요금제 24만8000원과 3.3배 차이가 났다.
KT(030200) 역시 3만원대 요금제 공시지원금이 7만5000원으로, 10만원대 요금제 24만7000원과 3.3배 차이를 보였다.
LG유플러스(032640)도 상황은 비슷하다. LG유플러스는 3만원대 요금제에서 공시지원금을 7만9000원으로 책정했다. 반면 10만원대 요금제에서는 공시지원금 26만4000원을 지원한다. 중저가 요금제와 고가 요금제를 비교하면 LG유플러스 또한 격차는 3.3배다.
스마트폰 단말기를 바꿔 비교해도 공시지원금 차이는 뚜렷했다. 갤럭시S7의 경우 SK텔레콤이 3만원대 요금제에서 공시지원금 13만3000원을 제공해 10만원대 요금제 24만7000원과 비교해 1.9배 차이가 났다. LG유플러스는 G5에 3만원대 요금제에서 공시지원금을 15만원으로 책정해 10만원대 요금제 33만원과 2.2배 차이가 났다.
이통 3사의 공시지원금 차별 정책은 정부의 정책 방향과도 맞지 않다. 정부는 지난달 16일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고시를 개정해 중저가 요금제에서도 고가 요금제와 동일한 공시지원금이 제공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했다. 10만원대 요금제에서 30만원의 공시지원금이 제공된다면 3만원대 요금제에서도 동일한 30만원의 공시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를 통해 중저가 요금제를 찾는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인 가계통신비 인하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정부의 취지였다.
이통사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요금제별 기대수익이 달라 정부 방침대로 중저가 요금제에도 고가의 공시지원금을 책정하기 어렵다는 게 주된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최신 프리미엄폰보다는 중저가폰에서 중저가 요금제의 공시지원금을 조금씩 인상해오고 있다"면서도 "고가 요금제 사용자들에게 역차별 논란도 고려해야 한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이통사별로 자율에 맡겨진 만큼 정부 취지대로 개선은 어려워 보인다.
지난달 19일 오전 서울 강남구 SK텔레콤 T월드 강남직영점에서 열린 갤럭시노트7 출시 행사에서 시민들이 줄지어 개통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