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 없어 불안한 강남 재건축 상승세

3.3㎡당 4000만원 '훌쩍'…가격 거품 생길까 우려

입력 : 2016-09-21 오후 4:20:14
[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분양가격이 정부의 제동에도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분양가가 3.3㎡당 4000만원이 넘어선 지는 이미 오래다. 고분양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분양하는 아파트마다 모두 높은 청약률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커져가는 거품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21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서울 신반포 5차 재건축인 '아크로 리버뷰'는 3.3㎡당 평균 분양가가 4200만원 이하로 책정됐다. 이는 평균 분양가로, 조망이 좋은 10층(1가구)의 3.3㎡당 분양가는 4500만원대로 알려지며 재건축 아파트 고분양가 논란을 불러왔다.
 
올 초 서초구 잠원동에서 분양한 반포한양아파트 재건축 '잠원 신반포자이'를 시작으로, 지난 3월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2단지를 재건축한 '래미안 블레스티지' 등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은 고분양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연이어 분양에 성공했다.
 
GS건설(006360) 잠원 신반포자이는 분양 당시 3.3㎡당 평균 분양가 4290만원으로 역대 전국에서 분양된 아파트 가운데 최고 분양가를 기록했지만, 계약 시작 6일 만에 일반분양분이 완판됐다. 삼성물산(000830) 래미안 블레스티지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전용면적 49㎡의 경우에는 3.3㎡당 4495만원에 달해 분양가가 지나치게 높다고 평가됐지만, 8일 만에 모두 팔렸다.
 
현대건설 디에이치 아너힐즈 견본주택에 방문객들이 주택모형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현대건설
 
강남 재건축 아파트들의 몸값은 정부의 규제도 무색하게 만들었다. 정부가 강남권 재건축 분양시장의 이상과열 현상을 잡기 위해 시행한 중도금 집단대출 규제의 첫 타깃이었던 현대건설(000720)의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평균 분양가가 4137만원이었으나, 4일 만에 100% 계약마감을 기록했다.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당초 분양가가 5000만원에 달하기도 했지만 고분양가 논란이 일면서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분양보증 반려로 몇 차례 조정을 거쳤다. 조정을 거쳐 낮춘 분양가도 높다는 논란이 있었지만, 청약결과는 매우 성공적이었다.
 
이처럼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청약 호조가 계속 이어지고 있지만, 4000만원대를 훌쩍 넘긴 분양가는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불투명한 시장 전망에 강남 재건축 분양시장도 마냥 안도를 할 수만은 없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신규 아파트의 고분양가가 인근에 먼저 공급된 아파트 분양권 가격까지 끌어 올리면서 강남 일대 아파트값 상승을 주도하고, 이로 인한 가격 거품 형성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분양가격이 높아지면서 향후 부동산 거품에 대한 리스크도 당연히 증가할 수 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개포동 A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서초구 반포동과 강남구 개포동 일대 일반분양에 나선 재건축 단지들의 고분양가 경쟁이 주변 아파트 가격 상승으로 확산되면서 여전히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 수요까지 강남 재건축 시장에 대거 유입되면서 가격 단기 급등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강남권 주택시장이 향후에도 상승곡선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며 "가격 거품 우려도 있는 만큼 시세 하락 등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분석했다.
 
반면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 집값 상승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우세하다. 강남권에 대한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데다 저금리 기조 등 긍정적인 요소가 자리잡고 있고, 매머드급 물량들이 여전히 대기중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2015년 분양가 상한제 폐지이후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신규 분양가는 이미 지난해부터 4400만원의 가격대가 형성돼 있다"며 "가격 형성에 대한 체감단계는 높을 수 있지만 버블이 끼었다고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정부분 분양가에 대한 조정은 있겠지만 가격 폭락을 예견하기는 어렵다"며 "내년 에 분양되는 개포 주공 1·4단지와 개포 시영은 물론, 장기적으로는 압구정 재건축 물량들도 계획돼 있어 강남 재건축의 시세 급락이나 미분양에 대한 우려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나래 기자 wiing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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