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패션업계가 가상현실(VR)을 비롯한 다양한 IT 기술을 활발히 접목하고 있다. 가상 피팅 서비스나 동영상 상품 소개 등 신기술을 통해 침체된 패션시장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소비자들의 흥미 유발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아직까지는 단순 홍보에 그치는 사례가 많아 당장 시장의 구원투수가 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 된다.
22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최근 가상피팅 서비스를 도입하는 곳이 증가하고 있다. 가상피팅은 직접 옷을 입지 않아도 거울이나 스크린 앞에 서 있으면 카메라가 자동으로 몸을 인식해 체형에 따라 옷을 입은 상태를 보여주는 서비스다.
현대백화점(069960)이 지난 6월 해당 서비스를 한시적으로 진행한 바 있으며 롯데백화점은 이달 초부터 본점에서 가상피팅 서비스 상설 운영을 시작했다.
SK네트웍스(001740)도 유통 중인 브랜드 타미힐피거의 팝업스토어와 플래그십스토어 등을 통해 가상 피팅을 서비스하기로 했다.
가상피팅을 이용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직접 옷을 입어보는 불편을 덜 수 있으며 기업 입장에서도 소비자들이 옷을 입고 벗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제품 손상을 막을 수 있다. 피팅룸을 운영하기 어려운 소규모 매장에서도 실제 피팅과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비슷하게 직접 신발을 신지 않고도 꼭 맞는 신발을 찾을 수 있는 발 측정 서비스는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7월 발 사이즈를 2초 안에 측정·분석해 신발을 추천하거나 맞춤 수제화를 제작하는 서비스를 시행했는데 1달만에 1500명이 발을 측정하고 600건이 넘는 주문이 이뤄졌다.
SK네트웍스는 온라인·모바일 쇼핑족을 공략한 동영상 상품소개 '리얼핏'도 최근 선보였다. 상품을 착용한 모델의 워킹 모습을 동영상으로 보여주는 서비스인데 실제 구매 의사 결정에 도움이 된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SK네트웍스는 현재 5개 브랜드에만 적용 중인 리얼핏 서비스를 향후 더 확대할 예정이다.
VR을 이용한 360도 영상 마케팅도 활발하다. 쌤소나이트 레드는 최근 가상현실 쇼룸과 화보 촬영 현장 등을 VR용 영상으로 공개했으며
삼성물산(000830)의 빈폴 액세서리도 모델인 수지의 방에 있는 듯한 체험을 제공하는 VR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다만 VR 영상의 경우 아직까지 관련 기기 등이 많이 보급되지 않은 만큼 온라인 상에서 화제몰이를 하는 역할 정도에 그치고 수준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가상현실 등 새로운 기술을 이용한 마케팅이 단시간에 2~3배 성장하기는 힘들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대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롯데백화점)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