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최근 5년간 명의도용과 도난, 분실 등 신용카드가 부정하게 사용돼 발생한 피해액이 45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아 26일 공개한 ‘최근 5년간 카드사별 부정사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올해 6월말까지 국내 카드사 고객들에게 발생한 전체 부정사용 건수는 9만4637건으로, 피해액은 449억원으로 조사됐다. 하루 평균 발생 건수는 61건, 피해액은 2867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도난과 분실로 인한 부정사용이 9만1514건으로 가장 많았고, 명의도용으로 인한 부정사용은 3123건이었다. 도난·분실로 인한 피해액이 289억원, 명의도용으로 인한 피해액이 160억원이었다. 부정사용 1건당 피해액은 47만원으로 나타났다.
카드사별로 보면 신한카드가 3만2686건으로 가장 많았고, KB국민카드 1만9662건, 하나카드 1만298건, 우리카드 1만62건 순이었다. 도난·분실 건수에서는 신한카드(3만2070건)가 압도적으로 많았고 명의도용 건수에서는 현대카드(647건)가 가장 많았다.
제 의원은 카드 부정사용 발생 원인으로 카드사의 불법영업을 꼽았다. 카드수수료 인하로 수익성 악화를 예상한 카드사들이 공격적인 회원 모집에 나서면서 모집인들의 명의도용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현재 정부가 신용카드 불법모집 신고 포상금을 2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올렸지만 불법카드 모집행위 근절은 어려운 실정이라는 게 제 의원의 설명이다. 경찰청이 최근 5년간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으로 검거한 건수는 총 7985건으로, 부정사용 건수 총 9만4000건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했다. 제 의원은 이마저도 여신법 위반 전반에 관한 수치여서 신용카드 부정사용으로만 적발된 건수는 더 적을 것으로 예상했다.
제 의원은 “소비자들이 부정사용으로 인해 매일 3000만원 가량의 피해를 보고 있는데, 사법당국이나 카드사들의 소극적인 대처로 피해액을 돌려받을 길이 거의 없다”며 “부정사용 중에서 소비자 과실을 제외한 카드사의 명의도용 등 불법적인 영업행태는 금융당국이 나서서 대책을 마련하고, 카드사도 순이익의 일정부분을 보상에 쓰도록 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 사진/제윤경 의원실 제공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