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대립 '극명' 철도파업 장기화조짐…인원·화물 운송 대란 현실화?

파업 참가자 직위해제에 노조 고소로 맞서…"파업 계속되면 수송 대란 불가피"

입력 : 2016-09-29 오후 1:28:46
[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철도파업에 참여한 노조원들에 대해 사측이 직위해제라는 초강수를 두자 일부 노조에서 사측 고소로 맞대응 하면서 노사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와 코레일 등은 이번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대응 수위를 낮추지 않을 것임을 재확인하면서 사태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정상 운행되던 KTX와 출퇴근 지하철마저 운행률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고, 화물의 경우 운행률이 30% 수준에 불과해 운송대란이 우려된다.
 
29일 기준 코레일은 파업 참가 조합원들에게 2차 복귀 명령을 내리고, 파업 첫날인 지난 27일 100명에 이어 추가 19명 등 총 119명을 직위 해제했다. 또 부산교통공사 역시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업무복귀 명령을 내렸으며, 이에 응하지 않은 노조 지도부와 조합원 등 800여명에 대한 직위해제 조치를 내렸다.
 
노조는 사측의 직위해제 조치에 즉각 반발하며 박종흠 부산교통공사 사장 등 임직원 7명을 검찰에 고소하는 등 맞서고 있다. 
 
철도노조파업이 사흘째 이어지고 있는 29일 대전시 한국철도공사 및 한국철도시설공단에서 열리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정감사장 앞에서 노조원들이 코레일에 대한 요구사항이 적힌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뉴스1
 
 
코레일과 부산교통공사 등 사측은 이번 철도파업을 '불법행위'로 규정하고, 강경 대응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 당분간 마찰이 계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홍순만 코레일 사장은 파업 첫날인 지난 27일 기자회견 자리에서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예외없이 적용할 것"이라며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책임을 엄중히 묻겠다"고 밝히며 지속적으로 파업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부산교통공사도 "입단협(임금 및 단체협약에 대한 교섭)에서 다루지 않은 성과연봉제 도입 저지를 위해 연대 파업에 나선 것은 명백한 불법"이라고 밝히며 파업을 철회를 주장했다.
 
정부 역시 법과 원칙에 따른 엄정 대처 의지를 분명히 했다.
 
최정호 국토부 2차관은 "정부는 국민의 불편과 국가 경제적 손실이 더 이상 확대되지 않도록 철도노조의 조속한 파업 중단과 복귀를 거듭 촉구한다"며 "철도노조의 정당성과 명분 없는 불법파업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할 것"임을 거듭 밝혔다.
 
사측과 정부, 노조측 모두 강경 대응으로 일관하면서 파업이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파업이 길어질 경우 화물을 중심으로 인력 수송까지 큰 차질이 예상된다.
 
특히, 화물 열차의 경우 평시의 30% 수준까지 운행률이 감축돼 물자 수송에 큰 차질을 빚어질 전망이다. 코레일이 파업에 대비해 사전 수송에 나서 당장은 큰 혼란이 없지만 운송량이 크게 줄면서 물류기업들은 물론 시멘트와 석탄 등 관련 업체들의 피해가 예상된다.
 
인원 수송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파업에 따른 근무인원 감소로 인해 새마을호는 57.7%, 무궁화호는 62.3%로 감축운행 중이며, 서울과 부산의 출근시간 외 지하철 운행 횟수도 각각 84.1%, 70.0% 수준으로 감축된 상황이다.
 
최 차관은 "앞으로 파업이 지속될 경우 현재 정상운행 중인 KTX와 수도권 전철, 서울·부산의 출퇴근 지하철 운행도 축소될 수 밖에 없다"며 "이로 인해 국민들의 일상생활에 크나 큰 지장이 초래됨은 물론, 국가 수송체계가 마비되는 등 경제적으로 막대한 손실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철도파업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국토부는 비상수송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기로 했다.
 
우선 29일과 30일 이틀 간 긴급한 수출입 컨테이너의 수송을 위해 의왕ICD~부산신항 간 화물열차를 4회 추가 투입하는 등 화물열차를 증편하기로 했다.
 
또한, 철도화물을 대체 수송하는 긴급수송차량에 대해서는 파업기간 동안 고속도로 통행료도 면제하기로 했다.
 
아울러 화물차량의 운행제한도 긴급수송에 참여하는 경우 일부 완화하고, 상황에 따라서는 군 위탁 화물자동차(100대)의 지원 등 다양한 방안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시멘트의 경우 파업 전 추가수송 등을 통해 재고량을 비축했지만 수급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돼 수급차질이 빚어지는 노선에 대해 파업복귀자 등을 활용한 열차 추가 투입을 추진하고 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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