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기자] 동양매직의 SK네트웍스 인수를 계기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기업의 중·소형생활가전 진출이 본격화될지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지난달 30일 “동양매직 지분 100%를 6190억원에 취득하기로 결정했다”며 “기존 자동차 렌탈 사업과 함께 종합렌탈회사로의 성장"을 목표로 내걸었다. 일단 렌탈사업에 방점이 찍혔지만, 동양매직의 또 다른 축인 생활가전 분야도 사물인터넷(IoT)을 중심으로 대폭 강화될 것이란 게 업계의 지배적 전망이다.
이형희(왼쪽 두번째) SK텔레콤 사업총괄, 최재유 미래창조과학부 제2차관이 지난 7월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SK텔레콤 ‘세계 최초 IoT 전용망 전국 상용화’ 선포식을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내 가전시장은 TV, 냉장고 등 대형 가전과 가스레인지, 밥솥, 정수기 등 중·소형 가전으로 나뉜다. 대형 가전 쪽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사실상 양분하고 있고, 중·소형 가전은 코웨이, 쿠쿠전자 등 중소·중견 기업 비중이 크다. 그러나 동양매직이 대기업 품에 안기면서 일정 부분 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동양매직은 현재 경기도 화성공장에서 가스·전기·오븐 레인지와 식기세척기, 정수기 등을 생산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지금은 30여개로 취급 제품을 줄였지만, 과거에는 드럼세탁기 등 60여개 제품을 취급했다”며 “유통채널이 늘어나는 만큼 제품 다변화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SK의 동양매직 인수가 대기업들의 소형가전 진출을 촉진할 수 있다”며 “1인가구 증가로 소형가전 성장세가 가파르다. IoT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동양매직을 앞세운 SK네트웍스는 SK텔레콤과 손잡고 다양한 IoT 생활가전 생산에 나설 것이 유력하다. 앞선 관계자는 “IoT 스마트홈은 TV와 냉장고를 허브로 하고, 로봇청소기나 공기청정기 등 소형가전을 연동하는 방식”이라며 “삼성이나 LG가 소형가전 생산을 확대할 개연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미 IoT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홈을 차세대 가전시장의 핵심사업으로 삼고 관련기술 개발과 제품 상용화에 뛰어들었다. 모든 가전을 IoT로 묶기 때문에 소형이라고 해서 제외돼서도 안 된다.
반면 다른 관계자는 “소형 가전시장은 규모가 작고 시장 변동도 심하다. 대기업들이 진출해 있는 것은 시장 규모 1조원 수준인 5대 가전”이라며 “직접 진출보다 IoT 생태계 확장 차원에서 협력사를 늘려가는 방식을 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