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매직 27일 본입찰, 막판 눈치싸움 치열

CJ·SK·현대백 '3파전'…업계 “최소 5500억원 이상”

입력 : 2016-09-26 오후 5:34:23
[뉴스토마토 이성휘기자] 동양매직 매각 본입찰이 27일 예정된 가운데 CJ와 SK네트웍스, 현대백화점 등 유력 후보들 간 막판 눈치싸움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동양매직 지분 100%를 보유한 글랜우드-NH PE 컨소시엄과 매각 주간사인 NH투자증권은 지난달 중순 이후 약 5주간 실사를 진행했다. 실사에는 CJ, SK네트웍스, 현대백화점, AJ네트웍스, 유니드 등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인 CVC캐피탈, 베인캐피탈, 스틱인베스트먼트 등 총 8곳의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가 참여했다. 유니드와 스틱인베스트먼트가 막판 컨소시엄 구성에 합의해 본입찰 경쟁은 7곳으로 압축됐다.
 
 
CJ와 SK네트웍스는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 차원에서, 현대백화점은 자회사 현대홈쇼핑 및 현대렌탈케어와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전이 대기업 3사의 각축전이 될 것으로 내다보지만, 막판 합종연횡으로 뒤집힐 가능성도 있다.
 
CJ는 지난 21일 “한국맥도날드 인수와 관련해 실사를 진행했으나, 최종적으로 본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고 공시했다. 한국맥도날드의 매각 희망가는 5000억원 수준이다. CJ가 동양매직 인수를 위해 ‘선택과 집중’을 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재현 회장이 광복절 특사를 통해 복귀한 만큼 전면 보류됐던 공격적 행보의 가능성도 크다.
 
SK네트웍스는 3000억원 규모의 패션사업부 매각을 시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SK네트웍스가 종합 렌탈회사로 성장하기 위해 시너지효과가 적은 패션사업부문을 매각하고 동양매직 인수에 필요한 추가 실탄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최근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과 SK네트웍스 패션사업부 인수 등을 추진하며 광폭행보를 보이는 현대백화점의 움직임도 흥미롭다. 업계에서는 현대백화점이 유니드-스틱인베스트먼트와 동맹을 맺고 동양매직 인수전에 나설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양쪽이 각자 본입찰에 나서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쪽에 실패한 쪽이 합류한다는 시나리오다. 현대백화점 측은 “잘못된 소문”이라고 부인했다.
 
그외에 렌탈사업 강화를 위해 참여한 AJ네트웍스는 당초 컨소시엄 구성을 논의한 스탠다드차타드프라이빗에쿼티(SC PE) 대신 토종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와 손을 잡는 것으로 알려졌다. CVC캐피탈도 물밑에서 다른 SI후보들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막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합종연횡 등 막판 경쟁이 뜨거워지면서 동양매직 인수가는 당초 예상가인 5000억원을 넘어 1조원에 가까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이 “무리해 살 필요 없다. 5500억원 이상이면 뛰어들지 말라”고 실무진에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시장에서는 “최소 5500억원 이상이라는 뜻”이라는 역해석이 나온다.
 
한편 동양매직은 코웨이, 청호나이스에 이어 생활가전 렌탈 업계 3위로 국내 직수형 정수기 시장 4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생활가전에서도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며 가스·전기레인지는 업계 수위권이다. 매출은 2013년 3219억원에서 지난해 3903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29억원에서 383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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