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토마토 이해곤기자]
한국전력(015760)과 인천공항공사 등 9개 공기업이 전국경제인연합회를 탈퇴한 것으로 밝혀졌다.
13일 관련부처와 업계 등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와 한전,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서부발전, 에너지관리공단, 석유관리원, 산업단지공단, 선박안전기술공단 등이 전경련을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전경련은 보수단체인 어버이연합 우회 지원 논란에 이어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과 관련해 의혹 등이 제기되자 '전경련 해체' 주장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공기업들은 전경련이 이 같은 논란에 휩싸이자 탈퇴 신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공기업들은 이미 대기업을 대변하는 전경련에 공기업이 가입해 있다는 비판이 일자 탈퇴 의사를 밝혀왔지만 전경련 측에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최근에 국정감사 등에서 공공기관의 전경련 가입에 대한 적절성 문제가 논란이 되자 이를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 "이미 2008년 이후로 회비를 납부하지도 않았고 사실 대기업 중심으로 전경련이 운영되는 등 특별하게 활동하는 것이 없어 불필요하다고 판단해 이미 탈퇴 신청을 했다"며 "현재는 공문 요청 등 후속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전령련이 공기업들의 탈퇴를 허가하지 않은 것은 잇따른 탈퇴 현상을 우려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공기업 관계자는 "전경련 입장에서는 회원사가 많은 것이 좋을 텐데 한 곳이 나가기 시작하면 탈퇴 도미노 현상이 발생할 수 있으니 이를 우려해 탈퇴를 보류 시켰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번 탈퇴로 전경련 회원사 가운데 공기업 수는 19개에서 10개로 줄어든다. 하지만 전경련의 우려대로 지난 11일 세종문화회관이 탈퇴 신청서를 냈고, 수출입은행과 국책은행들도 탈퇴를 검토하고 있어 전경련 탈퇴 공기업 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전경련 측은 이에 대해 "현재 보도된 9개 공기업과 관련 개별적으로 탈퇴 접수가 진행됐고, 전경련도 이에 대해 심사를 거쳐 현재 탈퇴 승인을 진행했다"며 "각 공기업들의 탈퇴 시기와 관련해서는 개별적으로 확인해 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민간기업 탈퇴 신청은 현재까지 접수된 바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전경련 회관 앞에서 열린 '전경련 해체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경자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