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 아동들의 언어는 매우 독특한 톤과 리듬을 지닌다. 영화 말아톤을 본 사람은 기억할 것이다. 주인공이 반복하는 대사가 있다. “초원이 다리는 백만불 짜리 다리” 라는 대사를 허공을 바라보고 비정상적으로 높은 톤과 기계적인 리듬으로 반복한다. 연기로 표현한 것이지만 자폐아동의 말투를 상당히 유사하게 흉내를 냈다.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 외에도 자폐증 아동들이 소리를 낼 때 모든 소리는 매우 독특한 톤과 리듬을 가지고 있다. 어떤 보호자는 자신의 아이가 외계어로 이야기를 하듯이 계속 중얼거리며 떠든다고 표현한다. 알 수 없는 소리를 이상한 톤으로 옹알이로 표현하니 이를 두고 외계어라고 하는 것이다. 많은 자폐아동들은 높은 톤의 소리를 크게 내기도 한다. 대체로 일정한 리듬을 동반한 방식으로 반복적으로 소리를 내기에 주변사람들에게 큰 불편을 주기도 한다. 필자가 치료중인 한 아이는 반갑다는 표현을 "꺅~!!" 하는 큰소리에 독특한 리듬을 주어 반복한다. 또 다른 아이는 "난난난~~!!" 이라는 소리를 노래 부르듯 반복하고는 한다.
자폐증 아동들이 이상한 톤과 리듬으로 소리를 내는 이유는 뭘까? 이는 아마도 자폐아동들이 소리를 잘 들을 수 있는 가청음역대가 일반인과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의 언어는 청각을 통하여 자신의 소리를 들으면서 발성을 내게 되어있다. 자기 소리를 듣지 못한다면 발성을 유지하기 어렵다. 자폐증 아동들은 청각정보 처리에서 주변 소음 영역대까지 정보가 들어오기에 자신의 음성을 그와 구별시켜 내기 위하여 독특한 톤과 리듬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이가 이상한 소리와 리듬으로 소리를 낸다면 그를 제지할 필요눈 없다. 오히려 보호자는 자폐아동이 내는 소리와 톤으로 흉내를 내며 대화를 시도 하는 것이 좋다. 일반인이 내는 일반적 음역대 소리와 톤보다 아이가 선호하는 소리로 대화를 시도할 때 아이는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아이가 이상한 소릴 낸다면 그렇게 대화를 해달라는 싸인으로 이해를 하는 것이 좋다. 이상한 톤과 리듬은 강제로 수정되지 않는다. 상호작용이 증가하며 사람과의 소통력이 높아질 때 점차로 안정적인 소리로 변해간다.
◇ 김문주 아이토마토한방병원 대표원장
- 연세대학교 생명공학 졸업
- 가천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 (전) 한의사협회 보험약무이사
- (전) 한의사협회 보험위원
- (현) 한의학 발전을 위한 열린포럼 운영위원
- (현)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부원장
- (전) 자연인 한의원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