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개명 최서원)씨에 대해 검찰이 2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오후 2시쯤 직권남용·사기미수 혐의로 최씨에 대한 사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수사본부에 따르면 최씨는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의 설립과 관련해 다수의 대기업이 각각 486억원과 288억원을 지원하도록 한 혐의다.
최씨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기업인 그랜드코리아레저(GKL)와 자신이 운영하는 더블루케이가 에이전트 계약을 맺도록 하고, 롯데그룹이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출연하도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직권남용은 공무원만이 범죄 주체가 되지만, 최씨는 이들 과정에서 모두 안종범(57) 전 대통령실 정책조정수석과 모의한 것으로 조사되면서 민간인임에도 혐의를 적용받았다.
최씨는 능력을 갖추지 못한 더블루케이가 K스포츠재단에 4억원과 3억원 등 총 7억원의 연구용역을 체결하려다 실패하는 등 사기미수 혐의도 포함됐다.
지난 9월29일 투기자본감시센터가 최씨와 안 전 수석 등을 고발한 특정범죄가중법 위반(뇌물) 혐의에 대해 수사본부는 법리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미르·K스포츠재단의 자금이 최씨에게 흘러들어 간 정황은 발견되지 않는 등 횡령 또는 배임 혐의도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최씨는 지난 1일에 이어 이날 오전 10시부터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고 있으며, 현재 건강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오는 3일 오후 3시 서울중앙지법 서관 319호 법정에서 한정석 영장전담판사의 심리로 진행될 예정이다.
수사본부는 미르·K스포츠재단의 설립에 대한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이날 오후 2시부터 안 전 수석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하고 있다.
또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차은택(47)씨의 의혹과 관련해 이날 전남 나주시 한국콘텐츠진흥원 사무실과 송성각(58) 전 원장 등 3명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이와 함께 최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 외교·안보 등 국가 기밀과 관련된 문서를 사전에 전달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다음주 정호성(47) 전 대통령실 제1부속비서관을 소환할 예정이다.
미르·K스포츠재단 강제 모금의 배후로 지목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이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 받기위해 2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