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기자] 박근혜 정부가 1년 반도 남지 않은 가운데 공기업이나 준정부기관에 임명된 낙하산 인사가 전체의 1/5를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공공연구원이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알리오)를 분석해 3일 발표한 ‘박근혜 정부 4년,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의 실태’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지난 4년간 공기업·준정부기관에 임명된 기관장, 감사, 상임이사, 비상임이사 등 낙하산 인사는 전체 임명자 1658명(지난달 기준) 중 303명(18.3%)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기관장은 144명 중 43명(29.9%)으로 공기업이 39명 중 14명(35.9%), 준정부기관이 105명 중 29명(27.6%)이다.
감사는 169명 중 66명(39.1%)으로 공기업이 39명 중 26명, 준정부기관 130명(연임 포함) 중 40명이다. 상임이사는 415명 중 23명(5.5%)으로 공기업 146명 중 5명, 준정부기관 269명 중 18명이다. 비상임이사 930명 중 171명(18.4%)으로 공기업 242명 중 77명이며, 준정부기관 688명(당연직 비상임이사 376명 제외) 중 94명이다.
특히, 박근혜 정부에서도 지난 대선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인연을 맺거나, 박근혜 정부, 새누리당 등에서 주요 직책을 맡았던 낙하산 인사들이 상임감사로 대거 임명됐고, 이는 올해에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4년간 임명된 상임감사 138명 중에 87명(63.0%)이 낙하산으로 분류돼 3명 중 2명 꼴로 낙하산이었다.
공기업 상임감사 24명(공석 1곳 제외) 중 17명(70.8%)이 낙하산 인사였고, 준정부기관 상임감사 32명 중 19명(59.4%), 기타 공공기관 42명 중 23명(54.8%)이 낙하산 인사로 나타났다.
사회공공연구원은 낙하산 상임감사의 정치적 경력 누락은 심각해 논란이 될 수 있는 주요 경력을 알리오 상에서 은폐한 경우도 많다고 주장했다.
지난 4월 20대 총선에 출마하려 임기 중 사퇴한 공공기관장은 모두 13명에 이르렀는데, 대부분 정치인 출신으로, 이미 선거에 출마한 경력이 있거나 정당의 당직을 맡고 있었다.
사회공공연구원은 이들에게 공공기관 임원 자리는 다른 자리로 건너가기 위한 교두보, 다음 공천을 준비하고 기다리는 자리이거나 쉬어가는 자리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김철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실장은 “박근혜 정부는 성과연봉제를 공공기관에 밀어붙이고 있지만, 공공기관 성과 저하는 사실상 낙하산 인사에 있다”라며 “낙하산 인사의 근절을 위해서는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는 기획재정부에 대한 문제 제기부터 행해져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구성원들이 공공기관노조 결의대회에서 공공기관 낙하산 중단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