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토마토 김지영기자]최근 국내의 장기실업자 증가가 ‘경기침체로 인한 구조조정’보다는 ‘청년층의 자발적 장기실업’에 따른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고용정보원이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자료 등을 활용해 우리나라 장기실업자 현황과 원인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8월 6개월 이상 장기실업자 수는 지난해 8월 12만명보다 6만2000명 증가한 18만2000명이었다. 특히 전체 장기실업자 중 청년층(15~29세)이 44.0%를 차지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4.3%)보다 9.7%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이에 대해 고용정보원은 “청년층이 장기실업자 증가세를 주도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청년층 장기실업자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주된 원인 중 하나는 ‘구인기업과 청년구직자 간 미스매치’인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고용노동부의 2016년 상반기 직종별사업체노동력조사에서 기업의 미충원 사유를 보면 ‘사업체에서 제시하는 임금수준 등 근로조건이 구직자의 기대와 맞지 않기 때문(25.1%)’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사업체에서 요구하는 경력을 갖춘 지원자가 없기 때문(16.6%)’, ‘사업체에서 요구하는 학력·자격을 갖춘 자원자가 없기 때문(14.4%)’, ‘구직자가 기피하는 직종이기 때문(13.5%)’ 순이었다. 사업체가 구직자의 자격요건을 이유로 채용을 하지 않았다면, 구직자는 임금이나 직종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입사를 하지 않은 것이다.
고용정보원은 “청년층 고학력 구직자들이 선호하는 일자리 조건과 사업체가 필요로 하는 적합한 인재 조건이 서로 일치하지 않은 탓에 더 많은 청년층이 장기실업 상태에 머무르게 될 수밖에 없다는 추정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국제적으로 비교하면 우리나라 장기실업자 비중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전체 실업자 중 장기실업자 비중은 10.0%로 39개국 중 멕시코(3.6%)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으며, 평균(46.9%)보다는 36.9%포인트 낮았다.
박세정 고용정보원 책임연구원은 “최근 장기실업자 급증 원인을 ‘경기침체 장기화’로 보는 것은 다소 무리”라며 “일부 산업 구조조정이 장기 실업자 증가에 영향을 줄 수 있으나, 장기실업자 증가세가 더 나은 일자리를 찾기 위해 자발적으로 장기실업 상태를 지속하는 청년층에 의한 일시적 현상일 수 있으며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달 26일 경남 거제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 경남 거제권 채용박람회'에 참여한 구직자들이 지원서를 작성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