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 리스크·내수 부진, 한국경제 '암울'

정부 "경제위기 수준 심각 단계"…경제 심리 바닥이 더 큰 문제

입력 : 2016-11-08 오후 4:05:55
[세종=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한국경제에 어두운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 그나마 건설투자가 나홀로 호조를 보이며 경기를 부양하고 있지만 대내외 리스크가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정부도 현재 상황을 '경제위기에 준하는' 엄중한 수준으로 인식하고 있다. 미국 대선과 브렉시트, 가계·기업 경제심리 회복 지연 등으로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다.
 
8일 기획재정부는 "최근 우리 경제가 갤럭시노트7 판매 중단, 폭염효과 등 전월 특이요인 소멸 등으로 소비와 투자 등 내수가 조정을 받고 있고 생산도 부진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9월 소매판매는 갤럭시노트7 판매 중단, 폭염효과 소멸, 이른 추석에 따른 농산물 가격 급등 등 일시적 요인으로 가전·휴대폰, 음식료품 등을 중심으로 전월 2.0% 증가에서 4.5% 감소해 마이너스 전환했다.
 
특히 소비자들의 경제심리가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다. 최순실 사태, 가계부채 문제, 기업 구조조정 등 대내적 요인 뿐 아니라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향방, 브렉시트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소비심리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소비자들의 향후 경기 전망은 어둡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6개월 전과 현재를 비교하는 10월 현재경기판단지수는 72로 전월과 같았고, 6개월 뒤의 전망을 나타내는 향후경기전망지수는 3포인트 하락한 80을 나타냈다.
 
한은 관계자는 "향후 경기전망이 3포인트나 감소했는데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불안감이 계속되고 있고 갤럭시노트7, 현대차 파업 등의 이슈가 불거지면서 앞으로의 경기 전망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나마 건설투자가 나홀로 호조를 보이며 경기를 부양해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 됐다. 지난달에는 그동안의 증가폭이 조정되면서 기저효과로 축소됐지만 여전히 양호한 증가세를 나타내며 다른 부문의 부진을 완충하고 있다.
 
1분기 건설투자 국내총생산(GDP)은 전기대비 6.8%, 2분기는 3.1%, 3분기는 3.9%를 나타내며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 건설·부동산 산업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다. 국회예산정책처는 '2017년 및 중기 경제전망'에서 내년 건설투자는 주택투자 둔화, 토목투자 감소로 올해(6.8%)보다 4.7%포인트 하락한 2.1%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LG경제연구원도 올해 주택부문을 중심으로 건설투자가 급증하면서 성장을 이끌어왔지만 이러한 힘이 내년에 크게 약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기존에 분양된 물량의 건설이 이루어지겠지만 공급과잉 우려로 신규 분양분양이 감소한 뒤로는 건설투자 증가세가 빠르게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외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미국 대선 결과 향방에 따라 경제 성장 경로가 불투명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주환욱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국민들이 현 시점보다 앞으로를 더 안좋게 보고있다""미 대선이나 금리인상, 브렉시트 등 대외불확실성이 소비심리 회복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또 시장에서는 12월 미국 금리인상이 예상대로 진행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미국 경제가 민간소비의 소폭 둔화에도 불구하고 수출·투자 개선 등으로 3분기에 전분기 대비 2.9% 성장했고, 9월 생산·소비도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 과장은 "IMF 총회에 가니 사람들 대부분이 12월 미국 금리인상을 거의 확실시 되는 것처럼 받아들이고 있다""시장이 이미 1년정도 계속 기다려왔고 시장 관계자들도 충분히 기대가 반영돼 있다고 하지만 개발도상국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브렉시트 리스크도 확대됐다. 지난 3일 영국 고등법원이 정부가 의회 승인없이 브렉시트 협상 절차를 개시할 수 없다고 판단해 브렉시트 관련 불확실성도 커졌다.
 
국제금융센터는 "당분간 미국 대선 등 다수의 대형 이벤트가 예정돼있어 이과정에서 신흥국의 자금유출입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지난주 북한의 수일 내 무수단중거리미사일 발사 준비, 대북제재 관련 미중 회동 등 북한의 추가도발 가능성에 대해서도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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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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