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원석 기자] 한국은행이 이번달에도 기준금리를 연 2% 수준으로 동결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올해 3월부터 지난달까지 9개월 연속으로 연 2%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해오고 있는 상황이다.
동결의 가장 큰 이유는 아직까지 불확실한 우리 경제 상황 때문이다.
◇ 연 2% 수준 동결..한국경제 불확실성 여전
일단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올리게 될 경우 살아날 기미를 보이는 우리 경기의 회복이 다시 움츠러들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발표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3.2%를 기록하면서 7년만에 3%대로 진입했지만 우리 경제 스스로의 회복에 따른 성장이 뒷받침된 것이 아니라 지난 상반기 정부가 쏟아부은 재정지출과 세제 혜택 효과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 생산활동을 통해 발생하는 소득의 실제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국민총소득(GNI)이 3분기 0.4% 증가하는데 그쳐 지난 2분기의 5.6%에서 크게 줄어들었다는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소비자물가도 원·달러 환율 하락의 영향으로 현재 4개월 연속으로 2%대를 기록하면서 안정돼 있는 상황이다.
또 지난달 발표된 한국은행의 중기 물가안정목표 범위가 위 아래로 0.5%포인트씩 높아지면서 물가에 대한 탄력성이 커졌다는 점도 앞으로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올해 들어 급증했던 부동산가격 역시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강화로 1% 이하로 비교적 안정세를 보고 있다.
신종플루가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한은은 지난달 내부자료를 통해 신종플루가 빠른 속도로 확산될 경우 국내총생산 GDP의 0.2%~0.3%포인트 가량 감소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빠른 경기 회복세가 4분기부터 수그러들고 있는 가운데 물가상승률이 2%대에 머물고 있고 부동산 가격도 1%대에서 유지되고 있다"며 현재 기준금리가 정상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딱히 올릴 만한 요인도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공동락 토러스증권 애널리스트는 "두바이 사태 역시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었지만 불확실성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적으로 거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 전문가들 "내년 1분기 후반되야 인상 저울질"
내년 1분기 후반 이후가 본격적으로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할 시점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반적인 의견이다.
김윤기 대신경제연구소 경제조사실장은 "통화정책의 효과는 통상 6개월 후에 나타난다"며 "따라서 소비자물가가 내년 하반기 많이 높아질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늦어도 내년 1분기에는 기준금리를 올려야할 것"으로 진단했다.
이어 "저금리 상태가 지속되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역시 올라가고 대체 자산 가격의 버블도 우려되기 때문에 정상화 차원에서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출구전략과 같이 연계되야 한다는 점을 볼 때 기준금리 인상시기는 내년 2분기 정도"라며 "기준금리를 인상하려면 경기 회복과 금융불안 완화가 선행이 되야 하는데 내년 초까지는 본격적 회복이 어렵다고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