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든 100만 시민 "박근혜 하야하라"

역대 최대 규모…대구·부산·광주·제주 등서도 6만명 집회

입력 : 2016-11-13 오후 6:53:51
[뉴스토마토 조용훈기자] 100만명 민심의 외침은 노도처럼 사나웠으나 집회는 평화롭고 질서정연했다.
 
지난 12일 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을 비롯해 전국 곳곳을 가득 메운 시민들은 한 목소리로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목 놓아 외쳤다.
 
이날 민중총궐기 3차 집회인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_박근혜’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은 주최 측 추산으로 서울만 100만명(경찰 추산 26만명)을 넘었다. 지난 2008년 광우병 집회 참가 인원인 70만명(경찰 추산 8만명)을 훌쩍 넘어섰고, 두 집회를 모두 참여한 시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역대 최대 규모 집회로 알려진 1987년 6월 고 이한열 열사 노제를 웃도는 규모다.
 
15만명 가까운 시민들이 전국 각지에서 기차나 전세버스를 이용해 상경했다. 주최측에 따르면, 대절된 관광버스만 해도 4000대에 이른다. 서울시민들 역시 행사 시작 전부터 거리로 나와 얼굴을 마주하고 손을 맞잡았다.
 
오후 5시를 기점으로 시민들은 5개 경로로 나뉘어 거리행진을 시작했다. 예상보다 많은 참가인원으로 한동안 이동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시민 대부분은 "평화시위"를 외치며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교복을 입은 중고교생 수천명이 “박근혜 하야”를 외치며 행진의 한 줄기를 이뤘다.
 
시민 1000여명은 이날 청와대와 불과 1㎞ 떨어진 종로구 내자동 로터리에서 행진을 불허한 경찰과 장시간 대치하기도 했다. 일부 시민은 청와대와 200m 떨어진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 사거리에서 연좌농성을 벌이다 자진 철수했다.
 
오후 7시 30분부터 진행된 광화문 광장 집회는 국민들이 자신의 주권을 스스로 확인하는 축제의 한마당이었다. 가수 이승환씨를 비롯해 전인권, 김제동, 김미화씨 등 방송인과 문화예술인들도 시민과 함께했다. 이승환씨는 "요즘 굉장히 많이 아프다"며 "정신이 아프니 몸도 아프다. 정치적인 폭력을 당하는 것 같다"고 말해 공감을 얻었다. 김제동씨는 "정치는 삼류지만 국민은 일류"라며 헌법 1조 1항과 2항을 시민들과 함께 외쳤다.
 
이날 집회에는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 소속 국회의원 90여명과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 야당 의원들도 자리를 지켰다. 또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성남시장 등 야권의 대선 주자들도 참석했다.
 
주최 측이 진행한 공식 행사는 오후 10시30분을 끝으로 모두 종료됐다. 집회를 마친 시민들은 주변의 쓰레기를 자진 수거해 질서 정연하게 귀가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민중총궐기 투쟁본부 관계자는 "오는 19일 전국 100여 개 시·군에서 4차 촛불집회를 한 뒤 26일에 다시 서울에서 촛불집회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민중총궐기 대회가 12일 서울 세종로, 태평로 일대에서 열린 가운데 수십만의 참가자가 촛불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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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