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VSB 대가산정 논란

8VSB 분류…케이블 "아날로그" VS 지상파 "디지털"

입력 : 2016-11-14 오후 5:04:42
[뉴스토마토 신지하기자] 8레벨 잔류 측파대(8VSB) 상품에 대한 콘텐츠 제공 대가를 두고 케이블TV와 지상파 간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김정수 한국케이블TV협회 사무총장은 지난 9일 미래창조과학부가 개최한 유료방송 발전방안 토론회에서 "최근 지상파가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와 새롭게 재송신료(CPS) 계약을 체결하면서 8VSB 부분도 대가산정을 요구하고 있다"며 "국민복지형 상품인 8VSB까지도 재송신료를 지불하라는 것은 아날로그의 디지털 전환에 굉장한 장애 요소가 된다"고 지적했다.
 
8VSB 재송신료 논쟁의 주 원인은 8VSB 자체가 아날로그와 디지털(일부 제한적) 두 가지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8VSB는 지상파 방송의 디지털 방송 전송 방식이다. 아날로그 케이블TV 가입자도 별도 셋톱박스 없이 디지털 방송을 볼 수 있다. 종합유선방송(SO)마다 가격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아날로그 상품과 비슷한 월 4000원대 수준이다. 다만 주문형비디오(VOD) 등 양방향 서비스는 제한된다.
 
이에 따라 케이블TV 업계와 지상파는 8VSB 가입자를 서로 다르게 정의하고 있다. 케이블TV는 8VSB 상품 가입자가 아날로그 TV 수상기를 통해 디지털 방송을 시청하기 때문에 아날로그로 분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케이블TV 방송이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로 변조해서 디지털 방송을 제공하고 있다"며 "8VSB 상품이 아날로그 상품과 비슷한 돈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어떤 수익을 내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반면 지상파는 8VSB 가입자에게 최종적으로 전달되는 콘텐츠가 디지털 방송이라는 점에서 디지털로 분류해야 한다고 맞서며 8VSB 재송신료 지불을 요구하고 있다. 한 지상파 관계자는 "현재 8VSB 상품에 대한 재송신료와 관련해 다른 사업자들과 큰 이견이 없는 상황"이라며 "구체적으로 밝힌 수는 없지만 (8VSB 재송신료를 지불하기로) 합의가 잘 됐다"고 전했다.
 
한편, 유료방송시장의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는 '8VSB는 엄연히 단방향 디지털 방식이기 때문에 통계상 디지털로 분류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8VSB 재송신료 선정과 관련해서는 사업자간 협상할 문제라는 입장이다.
 
김정수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사무총장이 지난달 5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케이블 TV 비상대책위원회 활동 기자간담회에서 '케이블 TV 서비스 혁신과 정책 제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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