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올해 펀드시장은 지칠줄 모르는 환매행진에 몸살을 앓아야 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4일까지 국내주식형펀드에서는(ETF제외) 6조 3746억원이 자금이 빠져나갔다.
해외펀드도 마찬가지다. 해외주식형펀드는 올들어 1조 7142억원 감소했으며 지난 9월10일부터 11월23일까지 52거래일간의 최장 환매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환매행진 속에서도 신규자금이 꾸준히 유입된 펀드들이 있다. 국내형으로는 '한국투자네비게이터'와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펀드, 해외에서는 '블랙록월드광업주A와 'JP모건천연자원' 등 원자재펀드가 주인공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변동성장세에서도 안정적인 성과로 인정 받았거나 향후 높은 수익이 기대되는 펀드로는 자금이 집중됐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국내주식형, 한국·트러스톤으로 돈 몰려..성과 '탁월'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7일까지 한국투신운용의 '한국투자네비게이터A'펀드는 총 1325억원이 자금이 순유입됐다.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펀드'로도 1152억원이 들어오는 등 자금유입 최상위권을 한국투신운용이 싹쓸이했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연구원은 "한국투자네비게이터는 연초 이후나 3년 수익률 모두 탁월하다"며 "안정적이고 우수한 성과를 원하는 투자자들의 자금이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펀드의 경우 IT비중이 높은데 올 들어 IT주의 강세가 이어지면서 펀드 수익률도 돋보였다는 분석이다.
또 소형운용사인 '트러스톤칭기스칸A'과 '알리안츠코스피200인덱스'에도 각각655억원, 392억원이 자금이 유입돼 눈길을 끌었다.
트러스톤운용과 알리안츠운용의 경우 연초 이후 수익률이 67%. 59%로 시장을 훨씬 웃도는 성과를 보여줘 선전했다는 평가다.
이외에도 'KB코리아엘리트20C'에 700억원이 자금이 들어왔으며 연금펀드인'하나UBS인Best연금'과'미래에셋라이프사이클2030'도 각각 686억원, 627억원 증가했다.
◇ 해외주식형 원자재펀드 인기몰이
해외주식형은 원자재관련펀드의 자금몰이가 두드러졌다.이 가운데 블랙록자산운용의 '블랙록월드광업A'에 1113억원의 자금이 유입됐으며 'JP모건천연자원A'도 1072억원이 자금을 끌어들였다.
박 연구원은 "올해 원자재펀드의 성과가 대체적으로 좋았는데 이 가운데 블랙록월드광업이나 JP모건천연자원의 경우 이미 수년전부터 운용을 해왔던 펀드로 장기간의 운용노하우나 성과를 입증을 받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들 펀드의 경우 연초 이후 수익률은 90~100%에 달해 같은기간 59%를기록한 해외주식형을 40%나 웃돌고 있다.
이밖에도 'PCA 차이나드레곤A쉐어A'와 '푸르덴셜중국본토A'로 444억원, 257억원 유입되는 등 중국본토펀드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도 뜨거웠다.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법인'과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C'로 각각 844억원, 533억원'미래에셋코차이나포커스7'도 700억원 증가해 상위권을 차지했다.
◇ 자금유출..수익난 펀드에서 환매↑
자금유출이 많았던 펀드를 살펴보면 상대적으로 수익을 낸 펀드가 많았다. 운용사별로는 미래에셋 적립식펀드에서 환매가 두드러졌다.
국내주식형에서는 자금이 가장 많이 들어왔던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펀드'가 동시에 8488억원 빠져나가며 가장 많은 순유출세를 보여줬다. 이 펀드는 연초 이후 56.45%의 성과를 거뒀다.
'미래에셋3억만들기솔로몬'에서 5187억원, '미래에셋3억만들기좋은기업K-1' 3383억원등이 빠져나가는 등 대부분 2004~2005년에 설정된 미래에셋의 적립식펀드에서 자금유출세가 눈에 띄었다.
전문가들은 펀드 시장이 폭발적으로 확대될 때 미래에셋적립식펀드로 자금유입 규모가 컸다며 전반적 시장위축으로 미래에셋과 같은 대형사의 상대적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해외주식형에서는 '슈로더브릭스E'에서 2617억원, '신한BNP봉주르펀드'시리즈에서 3300억원 가량 빠져나가는 등 올 한해 성과가 좋았던 이머징마켓펀드 위주로 환매가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