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유업은 17일 전 거래일과 같은 4만450원에 마감했다. 이는 3분기 실적이 발표된 지난 14일과 비교하면 11.13% 오른 수치다. 17일 마감 기준으로 75만4000원을 기록한 남양유업 역시 실적 발표 전에 비해 약 15% 상승했다.
매일유업은 지난 3분기 연결 기준 전년동기대비 6.2% 상승한 4169억원의 매출과 같은 기간 37.6% 늘어난 19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특히 전년동기대비 55.7% 상승한 217억원의 별도기준 영업이익을 올려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남양유업은 별도기준 전년동기대비 1.6% 감소한 305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같은 기간 52% 늘어난 95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원유 가격 인하가 호실적의 이유 중 하나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 6월 낙농진흥회는 이사회를 열어 올해 낙농진흥회 소속 농가에서 구입하는 우유 원유의 기본가격을 지난해보다 18원(1.9%) 인하된 리터당 922원으로 결정했다. 가격이 인하된 원유는 지난 8월부터 공급됐다.
조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원유 기본 가격 인하로 인해 원가 부담이 완화됐다"며 "지난해 기준 연간 원유 매입액이 3284억원인 남양유업의 경우 약 62억원이 절감되는 효과가 있고, 이는 2015년 별도기준 영업이익의 36% 수준이다. 또 폭염으로 인해 원유 생산량이 줄어든 것으로 추산되는데, 단기적인 수급 불균형이 남양유업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커피, 치즈 등 고마진 제품 판매 증가를 통해 사업 다각화에 성공했다는 것 역시 유업체들이 호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이유로 꼽힌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매일유업의 3분기 별도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를 큰 폭으로 상회했다. 실적 개선의 동인은 고수익 제품의 판매 호조에 따른 수익성 향상"이라며 "특히 우호적 날씨의 영향으로 컵커피 매출액이 전년동기대비 8% 증가했다. 판촉 자제로 수익성도 동반 상승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3분기 호실적을 기록하며 급등한 두 업체가 여전히 추가 상승 여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주요 증권사들의 매일유업에 대한 평균 목표주가는 5만3000원, 남양유업에 대한 평균 목표주가는 100만원선에 형성돼 있다. 각각 현 주가 대비 약 31%, 32% 높은 수치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일유업에 대해 "4분기 이후로도 원유관련 비용 축소, 유기농, 기능성 제품의 비중 확대, 분유 수출 개선으로 실적 개선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매일유업의 2016년과 2017년 PER은 각각 12.4배와 10.4배로 한국 음식료 평균인 16.9배, 15.9배, 그리고 세계 유가공 평균인 19.2배와 17.3배보다 현격히 낮다. 빠른 마진율 개선으로 가장 높은 EPS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이러한 저평가는 불합리하다고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정해욱 기자 amorry@etomato.com
유업계 맞수 매일유업과 남양유업이 나란히 3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사진은 매일유업의 저지방 3종 우유. 사진/매일유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