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3분기 주요 비상장 건설사 중 매출액 대비 미청구공사 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롯데건설로 나타났다. 롯데건설은 다른 건설사에 비해 해외사업 비중이 적어 미청구공사 비율이 가장 낮았지만 국내 주택 매출이 증가하면서 주택 미청구공사도 증가하는 추세다. 미청구공사 비율이 가장 높은 한화건설은 동시에 2분기에 비해 미청구공사액이 가장 많이 감소하기도 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3분기 말 단독 기준 롯데건설은 매출액 3조2295억2912만원, 미청구공사 5648억2900만원으로 매출액 대비 미청구공사 비율이 17.5%를 기록했다. 이어 포스코건설 46.2%, SK건설 49.2%, 한화건설 97.7%로 집계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부분의 건설사에서 주택사업 부문이 전체 실적을 견인하며 미청구공사에 대한 리스크가 잠시 가려졌지만, 최근
대우건설(047040) 감사보고서 사태가 불거지면서 그 위험성이 다시 환기되고 있다.
미청구공사는 이미 진행한 공사에 대한 공사비를 제때 받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회계 상 충당금으로 설정되지는 않지만 대금 회수에 실패할 경우 보통 손실로 기록된다.
이 때문에 공사가 완료된 이후에도 대금을 받지 못할 경우 해당 기간 실적이 큰 폭으로 감소하거나 수익성이 급격히 감소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특히 수익률이 낮은 저가수주 현장의 경우 악성 미청구공사로 인해 공사를 완료하고도 손해를 입는 경우가 많아 업계에서는 잠재적인 부실 폭탄으로 인식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올해 주택사업 호조로 실적 개선이 이뤄졌지만 해외 사업에 대한 미청구공사는 건설업이 부실업종에 대한 꼬리표를 떼기 어렵게 만드는 주요 원인 중 하나"라며 "여전히 업계의 가장 큰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건설은 미청구공사 중 주택 부문이 2943억600만원으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반면 해외부문은 422억1200만원으로 7.5%에 불과했다.
다른 비상장 건설사에 비해 해외 사업 비중이 낮아 타격이 적었던 롯데건설은 2014~2015년 주택공급을 크게 늘리며 20%대의 매출 증가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주택부문의 미청구공사와 매출액 대비 미청구공사 비율도 증가하는 추세다.
국내 주요 비상장 건설사 중 롯데건설이 매출액 대비 미청구공사 비율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건설이 지은 요르단 알카트라나 발전소. 사진/롯데건설
포스코건설은 3분기 매출액 1조3827억5060만원, 미청구공사 6383억6658만원을 기록했다. 미청구공사는 2분기(6575억5390만원)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주요 미청구공사 사업장 중에서는 이라크 쿠르드카밧 화력발전소 및 바지안변전소 건설공사 현장(343억9392만원)과 춘천 집단에너지사업 건설공사 현장(389억5404만원)이 있다.
같은 기간 SK건설은 매출액 1조6919억4007만원, 미청구공사 8332억4495만원으로 조사됐다. 플랜트 부문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2분기에 비해서는 16.9% 감소한 수준이다. 플랜트 공사는 보통 상업운전 이후 대금 청구가 이뤄지도록 계약을 맺는 경우가 많다.
SK건설은 경쟁사에 비해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만큼 미청구공사 대부분이 해외 사업장에서 발생했다. 주요 현장으로는 터키 투판벨리 화력발전소(669억1740만원), 칠레 발전플랜트(654억2475만원), 쿠웨이트 정유공장(588억5822만원) 등이 있다.
한화건설은 매출액 6039억5356만원, 미청구공사 5899억3618만원으로 4개 건설사 중 미청구공사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중 약 40%는 이라크 비스야마 프로젝트가 차지했다. 비스야마 프로젝트의 미청구공사는 2분기 4480억원에 육박했지만 3분기 2250억원으로 감소해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