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기자] 적법하게 선출되지 않은 학교 자치위원회가 한 징계 조치는 위법해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장순욱)는 박모군이 “피해 학생에 대한 서면 사과 처분이 무효임을 확인해 달라”며 서울 대곡초등학교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8일 밝혔다.
차모군을 포함한 3명은 지난해 10월 교실에서 박군의 성기를 찌르는 등의 학교폭력을 행사했다. 서울대곡초등학교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자치위원회)는 11월 회의를 개최해 이 행위에 대해 박군에게 차군 등 3명이 서면 사과토록 했다.
그러나 자치위원회는 다시 10여일 뒤 회의를 개최해 박군이 1차 폭력을 당한 직후 최군의 엉덩이를 발로 차고, 뒤쫓아 오던 최군의 발을 걸어 넘어뜨리고 몸 위로 올라타 손으로 목을 졸랐다는 이유로 박군의 서면사과 조치를 의결했다. 이에 가해자들에게 서면사과를 한 박군은 자치위원회 위원 구성에 하자가 있다는 등의 이유로 이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대곡초등학교의 학부모 임원회는 학급별 대표가 아니라 학년별 대표 6명과 전교어린이회 회장단 학부모 5명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에서 학교폭력예방법에서 말하는 학부모 대표회의로 볼 수 없다”며 “학부모 임원회의가 학부모대표를 선출할 권한을 가진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임원회의에서 선출된 김씨 등 6명은 적법하게 선출된 학부모대표라고 볼 수 없으므로 적법하게 구성되지 않은 자치위원회가 한 결의는 위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치위원회 의원 구성의 하자는 이 사건을 처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자치위원회 의결의 주체에 관한 것”이라며 “그 하자의 정도가 중대하고 명백하므로, 이 사건 처분은 무효”라고 밝혔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