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다음달 27일 임기가 끝나는 권선주 기업은행장의 후임 인선이 진행되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국정 공백이 우려되는 가운데 공공기관장에 대한 인사라인이 재가동된 것이다. 현재로선 관료보다
기업은행(024110) 내부 인사를 포함한 민간 금융인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을 비롯한 정부는 권 행장의 임기 만료에 맞춰 후임 기업은행장을 인선하기 위한 내부 절차를 진행 중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다음달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예년과 같이 후보군 검증을 비릇한 정상 절차를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자산관리공사 등 금융공기업 인선이 풀린 만큼 기업은행장 후보군 인선 작업에 들어 간 것"이라고 전했다.
기업은행은 기획재정부가 지분 51.8%를 보유한 국책은행이다. 은행장 인선은 금융위원장의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제청 형식을 갖추고는 있지만, 역대 은행장 인선과정을 보면 대통령이나 청와대 의중이 결정적이었다.
차기 행장으로 관료 출신보다 내부 인사를 포함한 민간 금융인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내부출신으로라면 박춘홍 전무이사(수석부행장)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 기업은행장은 통상 관료출신이 낙하산으로 오거나 내부승진의 경우 전무이사나 고참급 부행장이 맡아왔다.
1956년생인 박 전무는 기업은행 부행장 가운데 가장 고참으로 1982년 입행해 기업고객본부장, 경영지원본부 부행장을 거쳐 지난 2014년 전무이사에 올랐다. 권 행장의 임기가 끝나고 한 달 후인 내년 1월 임기가 만료된다.
한 관계자는 "최근 금융권에서 충청 지역 출신 인사의 약진이 두드러진다는 점에서 가능성을 높다"고 전했다. 박 전무는 대표적인 충청권 인사로 분류된다. 박 전무는 조용병 행장과 같은 충남 대전 출신으로 대전고와 충남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부행장 중에선 임기 4년차에 접어든 이상진(여신운영그룹장) 부행장, 3년차로 내년 1월 임기가 만료되는 김성미(개인고객그룹장), 김도진(경영전략그룹장) 시석중(마케팅그룹장) 부행장이 고참급이다.
이상진 부행장은 1959년 전남 고흥 출신으로 녹동고와 연세대를 졸업했다. 기업은행 강서지역본부장과 IB본부장을 역임했고 3년 임기 후 1년 연장됐다.
김성미 부행장은 현재 기업은행 내 유일한 여성 부행장이다. 김 부행장은 1959년 전남 여수 출신으로 숙명여고와 이화여대를 졸업했다. 반월중앙지점장과 남중지역본부장을 거쳤다.
김도진 부행장의 경우 1959년 경북 의성 출신으로 대륜고와 단국대를 졸업했다. 남중지역본부장과 남부지역본부장을 역임했다. 시석중 부행장은 1961년 충남 청양 출신으로 서대전고와 건국대를 졸업했다. 기업고객부장과 인천지역본부장으로 경력을 쌓았다.
현재 상황에선 관료 출신이 기업은행장으로 임명될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인사로는 권혁세 전 금융감독원장, 서태종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 등이 있다.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정국이 시끄러운 가운데 이번 주 야당이 탄핵안을 처리하려는 상황이어서 낙하산을 내려보내는 게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만약 이 기간에 박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황교안 국무총리가 인사권을 행사하게 된다.
기업은행 내부에서는 정부 결정을 기다리자는 분위기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법에 따라 금융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기 때문에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없고, 정부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기업은행 박춘홍 전무, 이상진(여신운영그룹장) 부행장·김도진(경영전략그룹장)·시석중(마케팅그룹장) 부행장. 사진/기업은행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