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생활가전 역대 최대실적 보인다

연간 영업익 삼성 3조·LG 1조 시대…"프리미엄 전략의 승리"

입력 : 2016-11-29 오후 5:04:11
[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 생활가전 사업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할 전망이다. 호의적인 정부 정책과 함께 날씨, 원자재 가격 하락 등 대외적 요인들이 프리미엄 전략을 뒷받침하면서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한때 손익분기점 맞추기에도 급급했던 점을 고려하면 전략의 승리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 연간 영업이익은 3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2009년 2조8500억원을 넘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것이 유력하다. 3분기까지 CE부문의 누적 영업이익은 2조313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실적(1조2540억원)을 두 배 가까이 앞섰다. 4분기 5400억원의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 신기록 달성도 가능하다. 물론 CE 부문에는 주력인 TV사업도 포함돼 있어 생활가전의 성과만으로 평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LG전자의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 사업본부는 이미 지난 3분기 사상 첫 1조원 고지를 밟았다.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조1843억원으로 4분기 실적에 따라 역대 최고 기록이 정해진다. 블랙프라이데이를 포함해 글로벌 소비가 4분기에 집중되는 점을 감안하면 전망은 밝다. 
 
삼성과 LG의 가전사업은 높아진 영업이익 만큼이나 수익성도 강화됐다. 1~3분기 삼성전자 CE부문의 영업이익률은 6.9%로 지난해 2.7%에서 크게 개선됐다. 7년 만에 1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지난 2분기에는 8.9%까지 높아졌다. LG전자 H&A사업본부는 1~3분기 9.0%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1분기 9.7% 이후 2분기 9.2%, 3분기 8.0% 등 둔화 흐름을 보였지만 지난 10년(2006~2015년) 평균치인 4.5%와 비교하면 2배 이상이다. 글로벌 가전업체인 월풀(8.3%), 일렉트로룩스(5.3%)보다도 양호하다. 
 
삼성과 LG 생활가전이 빛을 발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프리미엄 전략이 있다.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혁신적인 기능과 함께 '셰프컬렉션', '애드워시', 'LG 시그니처' 등의 네이밍으로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했다. 중국 등 후발 업체들의 거센 추격도 따돌렸다. 국내 뿐 아니라 유럽과 미국 등 선진 시장의 소비자들도 프리미엄 신제품에 높은 관심을 보이면서 하위 파생라인업도 덩달아 인기를 누렸다.
 
주요 원자재 가격의 하락도 가전의 수익성 향상에 일조했다. LG전자에 따르면 3분기 말 기준 H&A 제품의 주요 원재료인 철의 평균 가격은 2015년 대비 9.5% 하락했다. 레진과 구리도 각각 11.8%, 14.6% 떨어졌다. 
 
정책과 날씨도 도움이 됐다. 지난 7~9월 시행한 '에너지효율 1등급 가전 인센티브 환급 정책'과 10월 한 달간 진행된 '코리아세일 페스타'는 가전 구매를 망설였던 소비자들을 유혹했다. 일부 냉장고, 세탁기 등의 판매는 평소보다 40~60% 늘었다. 에어컨은 무더위 특수까지 맛봤다. LG전자는 지난해 65%에 그쳤던 에어컨 생산라인 가동률이 올해 1분기 105%, 2분기 114.5%, 3분기 109.9%까지 급증했다. 삼성전자도 휴가 없이 야간까지 생산라인을 가동하는 등 상황은 같았다. 
 
삼성과 LG는 그간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기업간거래(B2B) 부문에서도 실적 개선을 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의 럭셔리 가전 데이코 인수, 유럽에 에어컨 전문 판매 법인 설립 등으로 B2B 강화를 추구하고 있다. LG전자 역시 대표 B2B 사업인 시스템에어컨의 비중을 에어솔루션 사업 전체의 절반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등 역량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조성진 H&A사업본부장(사장)은 지난 9월 IFA 2016 간담회에서 "현재 20% 수준인 가전 B2B 매출 비중을 50%까지 높이려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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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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