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기자] 나날이 심해지는 미세먼지의 주원인으로 꼽히는 차량 배기가스 문제를 해결하려면 운행차 원격측정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일 서울연구원의 ‘운행차 배출가스 검사 전담부서 신설 전문위원회 활용해 단속 실효성 강화’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의 43%(2013년 기준)는 도로이동오염원에서 배출된다.
도로이동오염원은 미세먼지(PM 2.5) 배출량의 25%, 휘발성유기화합물(VOC) 배출량의 17%를 차지해 차량 배출물질이 서울 대기질 악화의 주범으로 불리고 있다.
하지만 차량 배출물질 관리제도의 핵심인 운행차 배출가스 점검제도는 현재 많은 문제점과 한계를 보이고 있다.
종합검사는 교통안전공단과 민간 검사업체로 이원화돼 민간 검사업체의 점유율이 꾸준히 늘어 65%를 넘긴 상황이다.
그러나 민간 종합검사의 경우 불합격률이 지난 5년간 9~12%에 그치면서 공단 종합검사와 최대 8.5%의 차이를 나타내 전문성이 떨어지고 상대적으로 부실하게 이뤄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서울시와 자치구 환경부서에서 측정기와 비디오로 수시점검을 하지만, 측정기 점검의 경우 강제정차를 해야 해 지난해 점검 대수가 5540대에 그치며 서울시에 등록된 자동차 205만대 중 0.2%에 불과하다.
비디오 점검도 강제정차의 문제는 없지만 적발해도 개선권고밖에 할 수 없는 제도적 한계를 보이고 있다.
실주행 상태에서 가능한 원격측정 점검은 한국환경공단에서 하지만, 미세먼지 측정은 제외된 데다 특히, 운행 경유차에 대한 NOx 배출기준이 따로 없어 운행 경유차 점검에는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반해, 미국의 텍사스, 미주리, 매사추세츠, 중국, 대만, 캐나다, 영국, 스웨덴, 오스트리아, 멕시코, 브라질, 호주, 뉴질랜드 등은 오염물질 과다배출 차량을 선별하거나 모니터링하는 용도로 원격측정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아예 미국 콜로라도 등에서는 원격측정으로 저농도 배출차량을 선별해 정기검사를 대체하는 프로그램은 운영 중이며, 호주 등에서는 운전자가 배출 정도를 바로 알 수 있도록 스마트사인을 설치해 안내하고 있다.
보고서는 개선방안으로 종합검사의 전문성 강화, 관리조직 통합운영과 함께 지자체 수시점검 방식을 측정기와 비디오 대신 측정방식으로 점차 전환하는 방안이 타당하다고 제안했다.
원격측정 방식 전환으로 수시점검률을 높이고 실주행 조건에서 오염물질 배출 문제를 확인해 장기적인 대책도 마련 가능하다.
보고서는 “해외도시처럼 스마트사인을 도입해 시민들이 점검결과를 현장에서 확인하고 스스로 차량 상태를 점검하도록 해야 한다”라며 “원격측정 기술이 발전하는 만큼 점검대상과 점검항목을 확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서울시 친환경기동반이 지난 10월 중구 시청 인근 도로에서 자동차 배출가스 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