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기자] 탄핵정국과 함께 미래창조과학부의 미래도 불투명해졌다. 미래부는 박근혜 정부의 핵심 기조인 창조경제의 주무 부처다. 전국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를 관할하며 박 대통령 임기 내내 창조경제 성과 알리기에 앞장섰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급속히 동력을 잃게 됐다.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를 국정기조로 내세우며 지난 2013년 3월 미래부를 출범시켰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를 총괄하던 정보통신부를 폐지하면서 ICT 업계에서는 전담 부처 신설을 희망했다. 하지만 ICT와 과학기술부와 원자력위원회 업무까지 담당하는 거대 부처인 미래부가 신설되면서 ICT·과학업계 모두의 불만을 샀다.
미래부는 박 대통령의 관심 사안이었던 창조경제혁신센터 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2014년 9월 대구 센터를 시작으로 지난해 7월 서울 센터까지 전국 17개 센터를 주요 대기업들이 담당하는 형태로 차례로 오픈했다. 각 지역의 창업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목표 아래 센터들이 들어섰지만 이번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삼성·SK·LG 등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맡은 주요 대기업들이 박 대통령과 독대하며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을 요청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최순실씨 측근인 차은택씨는 창조경제추진단장을 맡으며 공직에 이름을 올렸다. 차씨는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주요 자리도 탐냈지만 무산된 사실도 드러났다. 손경식 CJ 회장은 지난 청문회에서 "(차씨가) 그룹 내 문화융성 조직인 창조혁신센터의 책임을 본인이 맡았으면 한다고 말했다고 들었다"며 "하지만 직원이 불가능하다고 거절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지난 9일 국회를 통과하면서 미래부를 바라보는 우려의 시선도 커졌다. 올해 업무를 마무리하고 내년 업무계획 마련에 한창인 시점이지만 대통령이 힘을 잃으면서 미래부에도 후폭풍이 불어닥쳤다. 부처 유지조차 불투명해지면서 조직 동요도 커졌다. 탄핵안 국회 통과와 함께 정국이 조기 대선 국면으로 전환되면서 야당들의 압박도 부담이다.
미래부는 내부 기강 다잡기에 나섰다. 지난 주말인 10~11일 실국별로 일부 인원들이 출근하며 비상근무체제를 가동했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11일 긴급 현안점검회의를 주재하며 "기존보다 현장 방문을 두 배로 늘려 현장을 좀 더 챙기자"며 "연말까지 예정된 업무는 차질 없이 마무리하고 내년 사업은 가능한 것부터 1월에 즉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12일 "창조경제 관련 문의가 급증해 미래부 업무가 마비됐다는 일부 보도가 있었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며 "사이버보안·통신·연구실안전 등 안전점검도 철저히 해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