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희의 SKB, 미디어사업에 전력

기존 사업 내수 한계 직면…박정호 SKT 사장 지원 '든든'

입력 : 2016-12-22 오후 6:01:42
[뉴스토마토 박현준기자] SK브로드밴드가 이형희 사장을 신임 사령탑으로 맞으면서 새해 미디어 사업에 힘을 쏟는다.  
 
이 사장은 지난 2003년부터 2009년까지 SK텔레콤에서 CR전략실장·IPE사업단장·CR부문장 등을 거치며 대관 기린아로 성장했다.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마케팅과 네트워크 등의 사업도 총괄했다. 이 사장의 SK브로드밴드행에는 최태원 회장이 친정체제를 강화한 연말 인사 방향과도 궤를 같이 한다. 이 사장은 신일고·고려대 출신으로 최 회장의 고교·대학 직속 후배다. 
 
이형희 SK브로드밴드 사장. 사진/SK브로드밴드
 
CJ헬로비전과의 합병에도 힘을 보탰다. 이 사장은 지난해 12월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 설명회에서 합병으로 인한 기대효과와 청사진에 대해 밝힌 바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불허 결정으로 양사의 합병은 끝내 무산됐지만 이동통신에서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로 전환을 꾀하고 있는 SK텔레콤의 의지는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에도 반영될 전망이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 1월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 ‘옥수수’를 출시, 가입자 1000만명을 돌파했다. KT와 LG유플러스 가입자들도 사용할 수 있는 옥수수는 각종 드라마와 영화뿐만 아니라 자체 제작 방송 콘텐츠도 제공한다. 옥수수는 KT의 올레TV 모바일, LG유플러스의 LTE 비디오포털을 비롯해 푹·티빙·넷플릭스 등의 동영상 플랫폼들과 경쟁 중이다. SK브로드밴드는 타사 개방 전략과 함께 자체 콘텐츠 비중도 늘려나갈 계획이다. 모회사인 SK텔레콤의 지원사격도 이어질 전망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신임 사장도 SK브로드밴드와 함께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란 뜻을 내비쳤다. 
 
SK브로드밴드의 기존 사업 영역은 크게 전화·기업데이터와 초고속인터넷·인터넷(IP) TV 등으로 나뉜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사업별 매출 비중은 초고속인터넷·TV가 57.9%로 가장 높다. 국내외 전용회선 임대 등을 하는 기업데이터 부문이 24.6%, 시내외·국제·인터넷 전화 서비스가 15.4%로 각각 뒤를 이었다. IPTV와 초고속인터넷 등에서 KT·LG유플러스와 주요 케이블TV 방송사들과 경쟁하고 있는 SK브로드밴드의 각 부문 점유율은 현상 유지에 그치고 있다. IPTV 점유율은 2014년부터 올 3분기까지 25%대, 시내전화는 17%대, IPTV는 30%대에 머물렀다. 좁은 시장을 놓고 뺏고 빼앗기는 치킨게임으로 인해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SK브로드밴드가 미디어 사업에 힘을 쏟으며 새 먹거리를 찾는 이유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내년의 주력 사업은 미디어 사업이 될 것"이라며 "구체적인 사업계획은 현재 세우는 중"이라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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