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부동산에 대한 지식과 정보가 점점 대중화되면서 유명 브랜드만으로는 아파트 분양 결과를 확신할 수 없게 됐다.
금융결제원의 주택청약 서비스 싸이트 아파트2유(www.apt2you.com)에 따르면, 이번 달 초 경기도 고양 삼송지구에 분양한
현대산업(012630)개발의 삼송 아이파크는 5가지 분양형태 중 한곳만이 1순위에서 마감했다.
남은 4곳 중 2곳은 3순위에 청약이 마감됐고, 나머지 2곳은 아예 미분양으로 남았다.
반면 호반건설의 삼송 베르디움은 비슷한 시기에 분양한 2블록을 합한 7가지 분양형태 중 3곳이 1순위에 마감됐고, 남은 4곳 중에서도 미분양은 없었다.
삼송 아이파크는 삼송지구에서 분양을 준비 중인 아파트들 중 브랜드 파워가 가장 강한 곳으로 손꼽혔고, 베르디움은 아이파크에 비해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더 나은 결과를 얻었다.
특히 별내, 광교, 청라 등 분양만 하면 성공하는 인기단지가 아니라, 분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기 서북부 지역의 삼송지구에서 선전한 점이 의미 있다.
베르디움이 아이파크와의 브랜드 격차를 뒤엎은 것은, 입주 희망자들이 같은 단지 안에서도 브랜드에 상관없이 아파트의 가치를 평가할 수 있게 된 덕분이다.
삼송지구는 같은 개발지구에서도 위치적으로 큰 차이가 난다.
삼송지구는 보상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기존 주택단지가 남과 북을 가르고 있는 비정상적인 형태다.
남쪽에는 지하철역과 중심 상업지역 등 중요 시설들이 대부분 들어서고 은평뉴타운 등 주변 대형 주거지와도 더 가깝다.
아이파크는 삼송지구 북쪽에서도 가장 끝부분에 자리잡고 있다.
반면 베르디움은 남쪽에서 은평뉴타운과 삼송 중심지역과 가장 가까운 곳이다.
또 다른 차이는 아파트 면적이다.
삼송지구의 두 아파트 전용면적은 아이파크가 모든 100㎡ 이상의 중대형 면적인 반면, 베르디움은 84㎡ 중소형이다.
면적에 따라 전매제한 기간이 중대형 3년, 중소형 7년으로 큰 차이가 났지만, 광화문 등 서울 중심과 가까운 삼송지구는 시세 차익보다도 실제 거주하거나 세를 놓으려는 사람들이 중대형보다 중소형을 더 선호한 것으로 보인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삼송과 같은 경기 북서부에서는 지난해 분양했던 식사, 덕이지구 물량이 남아있고, 내년에 경의선 라인에 2만2천세대가 분양 할 계획이라, 실수요층이 적은 대형면적의 경우 수요자가 적었다”고 분석했다.
한 건설사 분양 관계자는 “모델하우스 방문객들 대부분이 부동산 전문가 수준으로 공부해서 와 아파트 브랜드에만 의지해 분양을 성공시키기는 어려워졌다”며 분양의 어려움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