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정유라 소환 시기 모든 가능성 염두"

자진귀국·범죄인인도청구·여권무효화 등 예상

입력 : 2017-01-03 오후 5:01:43
[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덴마크에서 체포돼 석방 조건으로 자진해서 귀국하겠다는 최순실(61·구속기소)씨의 딸 정유라(21)씨의 의사를 받아들이지 않은 박영수(65·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팀이 수사 기간 이후 정씨가 소환될 가능성까지 고려하고 있다. 특검팀 대변인 이규철(53·22기) 특별검사보는 3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정씨가) 언제 들어올지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할 수 있는 최대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외교부에 따르면 덴마크 올보르그 법원은 현지 검찰의 정씨에 대한 구금 연장 요청에 따라 현지시각으로 2일 오후 예비 심리를 거쳐 4주간의 구금 연장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정씨는 오는 30일 오후 9시까지 올보르그 구금 시설에서 덴마크 검찰의 조사를 받게 된다. 정씨는 해당 심리에서 즉시 석방되는 조건으로 3일 이내 자진해서 귀국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특검팀은 이를 거부한 후 긴급구속인도청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특검팀은 정씨의 소환 시기에 대해 크게 세 가지 상황을 예상하고 있다. 우선 특검팀은 정씨가 밝힌 것과 같이 현지를 정리한 후 자진귀국하는 방안을 기대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특검팀은 범죄인인도청구 절차대로 정씨를 소환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 경우 정씨가 현지에서 재판을 받으면 소환 시기를 예상할 수 없고, 더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 특검팀이 진행 중인 여권 무효화 조치가 완료되면 강제추방되는 상황도 포함된다.
 
이 특검보는 "범죄인인도청구 기간이 1년이라면 정씨는 구속 상태에서 아기를 봐야 하는 상황이 오래 지속하면 힘들다고 보인다"며 "그런 것을 고려하면 범죄인인도청구 대응보다 자진귀국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 "여권이 무효화되면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못하고, 당연히 심리적 압박받을 것"이라며 "강제추방이 되면 한국에 올 가능성이 크고, 독일 비자가 문제없는지를 확인해 무효화하는 방법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해 12월20일 업무방해 혐의로 법원으로부터 정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으면서 여권 무효화 조치에 착수했다. 현재 여권 반환명령이 송달돼 특검팀은 예정보다 이른 오는 10일쯤 정씨의 여권이 무효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만일 덴마크에서 정씨의 여권 무효화에 따른 강제추방 절차를 진행하면, 그 결과에 따라 정씨는 국내에 소환될 수 있다.
 
정씨는 현지시각 기준 지난 1일 오후 8시쯤 덴마크 올보르그에서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이후 정씨는 2일 올보르 지방법원에서 열린 구금 기간 연장에 대한 심리에서 자신의 혐의에 대해 "어머니가 다 했다. 나는 모른다"고 말하는 등 무죄를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의 변호인 얀 슈마이더 변호사는 "터무니없는 기준으로 젊은 미혼모가 구금됐다"면서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정씨에게 성적 특혜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는 류철균(51) 이화여대 융합콘텐츠학과장을 구속하고, 소환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류 학과장은 '영화 스토리텔링의 이해'란 수업의 담당교수를 맡으면서 정씨가 출석을 제대로 하지 않았는데도 기준보다 높은 학점을 주는 등 특혜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류 학과장에게는 업무방해와 증거위조교사, 사문서위조교사, 위조사문서행사,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가 적용됐다.
 
이와 관련해 류 학과장의 변호인은 2일 영장실질심사 직전 취재진에 "김경숙 전 이대 체육대학장이 '정씨를 잘 봐주라'고 (류 교수에게) 3번 얘기했다"며 "최씨와 정씨를 류 교수에게 보내기도 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정씨의 특혜 의혹에 대해 필요하면 김경숙(62) 전 신산업융합대학장을 포함한 이대 관련자를 조사할 방침이다. 김 전 학장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정유라를 몰랐다"고 진술했다.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에게 성적과 학사특혜를 제공한 혐의로 구속된 이화여대 류철균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가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소환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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