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는 오는 15일 열리는 전당대회 이후 당내 대선 경선을 대비하기 위한 캠프를 꾸리며 대선 행보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당분간 당과 거리를 두고 독자적인 대권 행보에 나서기 위해서다.
안 전 대표 측은 조기대선 흐름 속에서 캠프를 서둘러 꾸릴 필요성이 있었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에 맞춰져 있는 ‘촛불민심’을 고려해 속도를 조절해왔다. 그러나 안 전 대표는 자신의 측근인 국민의당 김성식 의원이 지난달 29일 원내대표 경선에서 탈락한 뒤 공식 일정을 취소한 채 호흡을 가다듬으며 전체적인 대선 전략을 재검토한 결과, 조기 대선캠프 구축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대표는 원외 조직인 정책네트워크 ‘내일’과 초선 의원 중심의 원내 인사를 중심으로 대선 캠프 역할을 분담할 것으로 보인다. 안 전 대표 측 관계자는 4일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일단 대선캠프보다 경선 대비 캠프가 우선일 것”이라며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 분들이 활동해 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저희는 스탠바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정책네트워크 ‘내일’을 지난 대선 때부터 활용하고 있다. 이곳은 안 전 대표의 싱크탱크로 안철수 대선캠프와 전문가, 시민을 잇는 소통창구로 쓰일 것으로 보인다. ‘내일’의 이사진들 중 대다수가 안 전 대표의 대선 공약을 담당하고 있다.
경제 분야 정책은 박원암 소장(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교육 분야 정책은 조영달 서울대 사회교육학과 교수, 복지·육아 정책은 이옥 덕성여대 명예교수, 통일·외교 분야 정책은 최상용 이사장(전 주일대사)과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안보 분야 정책은 이성출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이 각각 맡고 있다. 특히 이 전 부사령관의 경우 지난 총선때 안 전 대표가 안보 전문가로 영입한 인물이다. 백 수석연구위원, 외교 전문가인 최 교수와 함께 통일·안보·외교분야에서 정책적 초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도 통일 분야 정책을 맡는다.
국민의당 초선 의원 중심의 원내 인사들도 안 전 대표의 대선 행보를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대표와의 인연으로 20대 국회에 입성한 신용현·오세정·채이배·김삼화 의원 등을 주목해 볼만하다.
신 의원과 오 의원은 각각 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과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 출신으로 지난 총선에서 비례대표 1, 2번을 받았다. 현재 국회 일자리와 교육 포럼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최근 안 대표가 화두로 던진 4차산업혁명과 미래일자리, 교육 혁신에 대한 정책적 행보에 이들이 큰 힘을 보탤 것으로 전망된다. 안 전 대표는 오는 5일 오 의원과 함께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7’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채 의원은 진심캠프에서 안 전 대표와 인연을 맺었으며, 오랫동안 지배구조개혁과 공정성장에 대해 시민단체활동을 해왔다.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을 지낸 김삼화 의원의 경우 안 전 대표가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 시절 최고위원을 지낸 바 있다.
재선 의원 중에는 김성식 의원이 안 전 대표의 조력자로 눈에 띈다. 김 의원은 정책위의장을 역임하며 당의 경제 정책의 관한 총괄적인 협의와 조정의 역할을 맡은 바 있다. 김 의원은 향후 대선 과정에서 안 전 대표에게 큰 틀의 경제정책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가 지난해 9월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책네트워크 ‘내일’ 2기 출범식 및 회원의 밤에 참석해 회원들과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