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 투자자 A씨(32)는 지난해 6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글로벌 증시가 흔들릴 때 영국증시의 강세를 예상하며 한 상장지수펀드(ETF)에 가입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운용하는 '아이셰어즈 MSCI 영국'(종목코드 EWU)으로, 이 상품은 영국의 중·대형주에 투자하는 MSCI 영국지수를 추종한다. A씨는 최근 영국증시가 연일 최고가를 기록하면서 수익률 기대감이 컸지만, 정작 ETF 수익률은 소폭 오른 데 그친 걸 보고 의아했다.
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증시의 FTSE100지수는 7189.74에 마감하며 5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FTES100은 주요 벤치마크로 활용되고 있는데, 최근 연일 사상최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2월 저점과 비교하면 30% 이상 올랐다.
그런데 최근 1년간의 수익률을 보면 FTSE100은 15% 가량 올랐지만, 같은 기간 EWU는 손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영국증시와 해당 ETF간의 수익률이 이렇게 큰 차이를 보이는 건 환율 때문이다. A씨가 담은 ETF처럼 MSCI OOO(해당국) 인덱스는 환노출 지수다. 즉, 해당 환율이 강세일 때 수익률 외에 추가로 환차익을 거둘 수 있지만, 반대로 환율이 약세일 때는 환손실을 감안해야 하는 구조다.
최동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선진국 주가지수는 미국을 제외하면 자국 통화약세와 동행하는 경우가 많다. 주로 일본과 유럽에서 확인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 달러는 강세를 이어갔다. 한해 동안 달러인덱스는 3.58% 상승했고, 강달러에 베팅하는 금융상품들의 큰 수익을 거뒀다. 반면 영국 파운드화는 달러화대비 16.53% 하락했다.
이처럼 통화약세가 나타난 주가지수의 상승에 투자할 때는 통화 절하 폭을 이겨낼 만큼 지수 상승의 폭이 커야 수익을 낼 수 있다. 환율 변동에 대한 리스크가 두렵다면, 환헷지가 가능한 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 영국 FTES100을 추종하면서 환헤지형인 ETF로 '아이셰어즈 환헤지 MSCI 영국'(종목코드 HEWU)을 꼽을 수 있다.
다만, 환헤지형 ETF는 노출형에 비해 보수가 비싼 편이며, 거래대금이나 운용자산(AUM)이 부족한 경우가 있어 선택에 신중해야 한다. 또, EWU나 HEWU처럼 해외증시에 상장된 ETF(글로벌 ETF)에 투자할 경우, 수익의 250만원까지는 비과세지만 초과분에 대해선 양도소득세 22%를 내야 한다. 매매차익 양도세가 적용되기 때문에 금융소득종합과세에는 포함되지 않아 금융소득이 많은 자산가에게 유리하다.
브렉시트 충격후 영국증시가 최고가 행진이지만, 지수 ETF 수익률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브렉시트를 반대하는 영국 시민들. 사진/뉴시스·신화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