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나윤주기자] 경기불황으로 소비심리도 움츠러들었던 2009년 유통업계는 희비가 엇갈렸다.
예상과 달리 빠른 경기회복세와 소비양극화, 영등포 타임스퀘어와 같은 '복합몰'의 성공으로 백화점들이 불황 속에도 두드러진 성장을 보인 데 반해, 대형마트는 부진한 한해를 보냈다.
◇ 신종플루·불경기에 치이고, 온라인몰에 밀려 침체
실제로 2002년 전년대비 20%대, 2004년 10%대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지난 10여년간 소매업계 성장을 주도하던 대형마트는 2008년 한자리 수의 성장률을 보인 데 이어 올해 전년대비 3.2%(30.9조원)의 저조한 성장에 그쳤다.
업계에서는 대형마트 시장이 본격적인 성숙기에 접어들어 저성장 시대를 맞이했다고 분석한다.
김민 신세계 유통산업연구소 소장은 "신종플루의 영향과 함께, 쓸 것만 사고 불필요한 상품 소비를 줄이는 '스마트 컨슈머'들이 늘면서 대용량의 대형마트 상품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슈퍼마켓이나 온라인마켓 등 다른 유통업계의 가격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커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 소장은 "그래도 대형마트는 유통업체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저력이 있기 때문에 내년에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 "가격경쟁력 강화로 재도약 노린다"
올해 유통업계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대형마트가 2010년엔 활짝 웃을 수 있을까.
업계에서는 내년 대형마트의 '부활'을 꿈꾸며 다양한 전략을 내놓고 있다.
우선,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대형마트의 본래 경쟁력은 다양한 물품을 보다 저렴한 가격에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온라인 쇼핑몰 등 다른 업종들의 부상으로 가격 경쟁력이 많이 떨어진 대형마트가 다시 '본업'에 충실함으로써 소비자들의 마음을 되돌리겠다는 것이다.
그 방법 중 하나가 바로 PB(또는 PL. 자체 브랜드 상품) 상품이다.
이미 대형마트별로 많게는 1만6000여개까지 다양하게 나온 PB제품들은 기존 유통과정을 대폭 축소해 일반 제품들보다 저렴한 가격에 제공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PB제품은 매해 늘어나는 종류만큼 그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어(마트 전체 매출 비중의 평균 20% 이상 차지) 대형마트의 가격경쟁력을 되살려 줄 강력한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다.
대형마트 업계는 카테고리별로 세분화하고 리뉴얼하는 등 앞으로 PB제품 강화에 더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 "유통채널 혁신으로 온·오프라인 고객 잡기"
유통채널의 변화도 꾀하고 있다.
올 한해 신종플루와 경기 한파로 온라인 쇼핑몰 이용이 크게 늘면서 온라인 영역으로 이탈한 고객들을 다시 잡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미 기존에 운영하고 있는 온라인몰도 대대적인 손질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기존에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상품들을 중심으로 '본업'의 연장선상에서 온라인 비즈니스를 강화한다는 것이 이들 업계의 설명이다.
이마트가 온라인몰의 대대적인 리뉴얼을 계획 중이며, 롯데마트도 온라인 '장보기몰'에서 구매한 물품은 인근 점포에서 바로 배송해주는 '장보기몰' 서비스를 현재의 18개 점포에서 십여 점포 정도 더 늘릴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현재 '장보기몰'과 별도로 '전국 택배몰'도 올해 초 오픈해 서비스 중이다.
최근 아이폰 출시로 들썩이는 스마트폰 시장도 유통업계의 전도유망한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폰은 기존 휴대폰과 달리 인터넷 환경이 PC환경이어서 e-commerce의 여러 콘텐츠들이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관련 시장의 비약적 성장에 대비해 준비를 해나가고 있다"며 조금 더 시장이 성숙될 때까지 지켜보면서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 점포확장 및 해외시장 진출도 꾸준히!
반면 변함없이 국내 점포 확장과 해외시장 진출에 투자하겠다는 움직임도 보인다.
노병용 롯데마트 대표이사는 최근 "내년 적어도 15개 점포는 출점할 계획이 있고 해외점포도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점포 확장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해외시장으로는 롯데마트가 중국과 베트남, 이마트는 중국 시장 진출에 주력하고 있다.
내년도 대형마트의 성장세도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온·오프라인 시장은 물론 국내외 시장까지 영역을 넓혀가며 올해의 부진한 실적을 떨치려는 대형마트 업계의 노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뉴스토마토 나윤주 기자 yunj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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