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차가 내뿜는 배기가스에 포함된 '낙스'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며 오존과 초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주범이다. 이에 업체들은 유로 5 기준에서는 0.18g/km 이하, 유로 6 기준에서는 0.08g/km 이하에 맞춰 자동차를 만들어야 하며 낙스 가스 중 일부를 엔진 연소실에 다시 채워넣는 방법으로 양을 줄이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박 사장은 2005년 폭스바겐코리아 설립 당시 초대사장을 맡아 2013년까지 재직하면서 모든 업무를 관장하는 사장을 장기간 역임했다. 배출가스 조작 차량들은 모두 그가 폭스바겐에 재직할 당시 들여온 것이라 무관하다고 보기 힘들다는 것이 검찰과 절대다수 국민들의 의견이다.
하지만 그는 지금까지 혐의사실을 부인해왔다. 배출가스 조작이 이뤄질 당시 조작사실을 알고도 이를 숨긴 채 국내 판매한 혐의가 적용, 지난해 7월 8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됐을 당시에도 “배출가스 조작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폭스바겐 독일 현지임원 소환은 나와는 상관이 없는 일"이라며 주장해왔다.
범죄혐의가 드러난 현재도 한 회사의 수장으로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기 보다는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 사장은 현재 르노삼성 CEO로서 정상적으로 경영활동을 하고 있으며 오는 18일 열리는 르노삼성자동차 신년 CEO 기자간담회에도 예정대로 참석, 올해 목표와 전략 등을 발표할 계획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박 사장이 오는 18일 열리는 신년 CEO 기자간담회에 예정대로 참석하는 등 정상적인 경영 활동을 하고 있으며 르노삼성차 내에서는 아무런 동요가 없다”며 “전 회사에서 일어난 사건인만큼 르노삼성에 미치는 영향을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말을 줄였다.
그러나 아우디폭스바겐동호회와 법무법인 바른을 통해 소송을 하고 있는 수천명의 소비자들은 그동안 사장을 오랬동안 역임한 사람이 ‘노블레스 오블리주’ 자세로 임해도 안될 판에 사장 자리에 연연해 도덕 의식이 결여됐다며 그를 비난하고 나섰다. 르노삼성 불매운동 조짐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박 사장을 비호하는 르노삼성도 도덕 의식이 결여된 것 아니냐는 비난이 동호회를 중심으로 쏟아지고 있다.
폭스바겐 티구안 차주인 김지훈 씨는 "미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는 소비자들을 위해 큰 역할을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아 서로 책임회피만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박동훈 사장은 전 폭스바겐 사장으로서 사태를 수습하고 책임감있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며 그렇지 않으면 폭스바겐과 함께 르노삼성 불매운동까지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박동훈 사장이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정황상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이에 대해 마땅히 책임을 져야하는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다는 등 모르쇠로 일관하는 무책임한 모습에 실망감을 감출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최순실 게이트 증인들이 생각난다"며 "1급 발암물질 '낙스'를 한국도로에 발생하게 한 주역이 검찰 기소에도 부인하는 모습은 불매 운동이라는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