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지하기자] "말귀도 못 알아듣고, 데이터도 SK텔레콤에서 입력한 것만 되면, 휴대전화 보이스 명령이랑 차이점을 모르겠어요."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기기 누구(NUGU)가 출시된 지 네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부정확한 음성인식률 등으로 사용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16일 '누구'의 공식 홈페이지와 구글 플레이 스토어 등에는 누구의 음성인식 오류가 잦거나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소비자 항의 글이 다수 게재됐다.
한 이용자는 "누구를 부르지도 않았는데 대답하거나 막상 부르면 모른 척하는 경우가 하루에 열 번 이상"이라는 글을 남겼다. 또 다른 사용자는 "발음을 아주 정확하게 해야 정확한 반응과 원하는 메뉴를 선택할 수 있다"며 "괜히 산 것 같다"며 구매 자체를 후회하기도 했다.
16일 누구의 공식 홈페이지와 구글 플레이 스토어 등에는 누구의 음성인식 오류가 잦거나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소비자 항의 글이 다수 달려 있다. 사진/누구 공식 홈페이지, 구글 플레이 스토어 캡처
누구의 서비스 한계를 지적하는 글도 있었다. 누구를 출시 초 구매했다는 한 소비자는 "출시 이후 얼마나 똑똑해졌는지 알 길이 없다"며 "물어보면 늘 지금은 제(누구)가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한다"고 불만을 표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따라했으면 넘어설 생각도 해야지 빅데이터를 활용할 생각은 하지 않는다"며 "설정대로 말하기만 하면 그게 무슨 인공지능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달 26일부터 시작한 누구의 Btv(SK브로드밴드 IPTV) 연동 서비스에도 이용자들의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사용자는 "Btv 방송프로그램 명칭 중 듀엣가요제 등은 거의 인식불가 상태"라는 문제를 제기했다. 해당 서비스는 TV 리모콘 없이 음성만으로 Btv의 채널·볼륨을 변경하거나 주문형비디오(VOD) 재생, 방송 및 편성표 등 콘텐츠 정보 확인을 지원한다.
반면, 누구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은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지난해 9월1일 출시 이후 이달 15일까지 4개월여 동안 누구의 누적 판매량은 4만대를 돌파했다. 한 달에 1만대가량 팔린 셈이다. 누구는 처음 공개됐을 때도 단순한 완성형 서비스가 아니라 성장형 인공지능이라는 점에서 크게 주목 받았다. 출시 이틀 만에 초기 물량 2000대가 매진되기도 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현재 누구의 기술 개발은 초기 단계이며 아직까지 예정된 질문 내에서만 충분한 대답을 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서도 "AI와 빅데이터 등 기능을 통해 시간이 지날수록 음성인식률이 상향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스피커 누구(NUGU). 사진/SK텔레콤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