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꽁꽁'…소매유통업 체감경기 4년만 최저치

1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 89…설 명절 특수로 사라질까 걱정

입력 : 2017-01-17 오전 11:00:00
[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유통업계에도 한파가 들이닥치고 있다.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정 혼란, 김영란법 시행, 중국 한한령 등 대외적 악재가 연이어 터졌고, 가뜩이나 가계부채로 몸살을 앓고 있는 소비자들이 최근 생활물가까지 급등하면서 아예 지갑을 닫았다. 극심한 소비절벽에 연말연시 특수도 실종, 유통업계의 체감경기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7일 서울 및 6대 광역시 1000여개 소매 유통업체들을 대상으로 '2017년 1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를 조사한 결과, RBSI가 89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분기보다 3포인트 하락하면서, 지난 2013년 1분기 이후 4년 만에 처음으로 80점대로 내려앉았다. RBSI는 유통업체들이 체감하는 경기를 수치화한 것으로, 100을 기준으로 지수가 이를 상회하면 다음 분기 경기가 이번 분기보다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업태별로는 인터넷쇼핑몰, 홈쇼핑을 제외한 모든 업종의 경기가 지난 분기보다 어두울 것으로 전망됐다. 백화점 RBSI는 전분기 대비 5포인트 하락한 89를 기록했다. 주요 고객층인 고소득층의 소비 여력이 줄어든 데다, 매장에서 제품만 살펴보고 실제 구매는 온라인으로 하는 쇼루밍 현상이 심화된 결과다. 슈퍼마켓과 대형마트는 당일배송을 앞세운 온라인유통업체와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각각 85와 79로 집계됐다. 편의점은 지나친 출점 경쟁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우려로 80으로 떨어졌다. 
 
유통업체들은 1분기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요인으로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매출부진'(50.2%)과 함께 '업태간 경쟁 격화'(15.1%), '업태 내 경쟁 심화'(13%) 등을 꼽았다. 경영애로 요인으로는 '수익성 하락'(42.6%), '인력 부족'(13.3%), '유통관련 규제 강화'(12.5%), '자금사정 악화'(10.9%) 순이었다. 
 
서덕호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국내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까지 이뤄지면서 유통업계는 내우외환을 겪고 있다"며 "김영란법 이후 첫 명절인 설날 특수도 사라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혜실 기자 kimhs2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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