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주간사 사업 포기라는 악재에 표류하던 위례신사선 사업이 재시동을 건다. 지역 부동산 최대 호재로 꼽히던 경전철이 사업 지연에 악재로 돌변했던 만큼 이번 사업재개가 시장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GS건설(006360)은 오는 24일 위례신사선 사업제안서를 서울시에 제출하기로 했다. 해당 계획서 상 노선은 기존 계획과 같이 강남 신사역부터 위례역까지 총 11개를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사업자가 노선 운영상 발생하는 이익 및 손실을 모두 책임지던 방식에서 서울시와 공유하는 방식으로 변경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GS건설은 기존 주간사였던
삼성물산(000830)의 지분 28%를 임시로 유지하게 되며, 신규 사업자 또는 컨소시엄내 지분율 변경 요건 발생 시 유연하게 조율한다는 입장이다.
지역 부동산 최대 호재였던 위례신사선 사업 지연은 위례신도시 부동산 시장 최대 악재로 돌변했다. 때문에 이번 사업 재개가 시장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위례신도시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 전경. 사진/뉴시스
앞서 위례신사선은 위례신도시 주택시장의 높은 가격 상승률에 일조했다. 분양에 나서는 건설사들마다 위례에서 서울 신사동까지 30분이면 이동이 가능하다는 점을 핵심 홍보 내용으로 앞세우며 수요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경전철을 등에 업고 강남과의 높은 접근성을 앞세운 위례신도시는 이후 아파트값이 연이은 신규 입주까지 겹치며 일부 강남지역을 추월하기도 했다.
실제 지난달 위례신도시의 아파트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2245만원으로 2015년 12월에 비해 15.5% 껑충 뛰었다. 같은 기간 4~6%대를 기록한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을 뿐만 아니라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송파구(3.3㎡당 2446만원)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 됐다.
이처럼 한껏 높아진 몸값에 작년 수도권 주택 시장에서 위례신도시의 주가는 연일 치솟았다. 웃돈을 주고 분양권을 사겠다는 수요자들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작년 10월 말 사업 주간사인 삼성물산이 사업을 공식적으로 포기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위례신사선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여기에 삼성물산 다음으로 지분을 많이 보유했던 GS건설 마저 사업을 원점 재검토하겠다고 발표하며 위기를 맞았다.
절반 이상(53%)의 사업 지분율 합계를 보유했던 빅2가 사업 이탈과 사업성 재검토에 나서며 경전철 사업이 지지부진한 전개를 보이자 지역 부동산 시장은 급격하게 얼어붙었다.
인접한 서울 자치구와 비교해 미비한 인프라에도 강남과의 높은 접근성으로 중장기적 가치를 인정받으며 성장한 위례신도시 부동산이었던 만큼, 사업 재개를 기약할 수 없는 경전철 사업의 지연은 치명적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11.3부동산 대책 이후 전반적으로 시장 분위기가 가라앉으며 웃돈은 물론, 수요자들의 문의조차 뜸해졌다. 때문에 현지 시장은 이번 사업 재개가 부동산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기 성남시 수정구 C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강남과의 높은 접근성이라는 분명한 이점이 있는데다 그동안 발목을 잡던 경전철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게 되면 다시 한 번 분위기가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며 "사업 재개 소식이 전해지고 지난 주말 한동안 뜸했던 문의전화가 제법 온 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위례신사선 사업이 오랜 기간 지연되며 차질을 빚어왔던 만큼 유관 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신속하게 사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르면 2019년 착공에 돌입해 2024년 개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