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국세청 별관+대한성공회 앞마당, 내년 시민 품으로

서울시-대한성공회, 2년 협의 ’통합 시민광장‘ 공동조성키로

입력 : 2017-01-24 오후 4:16:17
[뉴스토마토 박용준기자] 근현대사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덕수궁 인근 옛 국세청 별관 부지와 대한성공회 앞마당 총 1939㎡가 하나의 시민광장으로 조성돼 내년 하반기 시민에게 개방된다.
 
서울시는 대한성공회와 지난 2014년부터 2년간 23차례 소통회의를 가진 끝에 통합 시민광장 조성에 합의했다고 24일 밝혔다.
 
통합 시민광장이 들어설 국세청 별관 부지는 현재 지하층 굴토를 위한 흙막이 공사 중이며, 대한성공회와 실무협의를 거쳐 광장 조성범위 및 유지 관리, 운영방법 등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할 계획이다.
 
양 기관은 사업 초기부터 통합 시민광장 조성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하고, 2015년 5월 조성 예정 부지에 있는 옛 국세청 별관과 대한성공회 신관을 동시에 철거한 바 있다.
 
시는 통합 시민광장과 서울시의회 앞마당, 인근 보도의 바닥재를 통일시켜 이 일대를 하나의 열린 시민광장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보도를 차지해 덕수궁 일대 보행자들에게 불편을 줬던 서울시의회 앞 지하보도 출입구는 통합광장 내로 이전해 보행환경을 개선한다.
 
이번 통합 시민광장 조성은 광복 70주년을 맞아 일제강점기의 잔재였던 옛 국세청 별관 건물을 철거해 시민들에게 돌려주는 세종대로 일대 역사문화 특화공간 조성사업의 하나로 추진된다.
 
지상은 주변 역사문화 자원과 조화를 이루는 시민광장, 지하에는 서울 도시·건축의 발전과정과 미래비전을 제시하는 ’서울도시건축박물관‘을 조성하며 지하 보행로로 서울도서관, 시민청, 시청역 등과 바로 연결된다.
 
시는 19세기 대한제국부터 3·1운동, 4·19혁명, 6월 민주항쟁, 2002년 월드컵 거리응원으로 이어지는 근대 한국의 역사를 간직한 원공간인 덕수궁·정동 일대를 역사문화명소로 조성하고 있다.
 
옛 국세청 별관부지는 원래 고종의 후궁이자 영친왕의 생모인 순헌황귀비의 사당(덕안궁)으로 사용되다 1937년 일제가 조선총독부 체신국 청사(당시 조선체신사업회관)를 건립하면서 덕수궁, 성공회성당과 서울광장을 연결하는 경관축이 가려졌다.
 
또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은 한국전통 양식과 로마네스크 양식을 조화시킨 건물로 1926년 지어졌으며, 1978년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제35호로 지정됐으며, 주교관 앞에는 6·10민주화 기념비가 놓여 있다.
 
김근상 대한성공회 주교는 “이제 개발주의와 물질주의의 시대는 가고 공존공생에 바탕한 사람의 시대, 생명가치의 시대가 오고 있다”며 “이 작은 공간이 너와 나, 과거와 미래를 이어주는 성찰과 소통의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원순 시장은 “서울시와 대한성공회의 협력으로 일제에 의해 가려졌던 우리 근·현대사의 역사적 공간을 시민 품으로 돌려준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깊다”며 “광화문광장, 서울광장과 함께 시민소통의 무대이자 도심 속 휴식 명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조선총독부 체신국 자리였던 국세청 별관이 철거된 부지.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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