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포스코(005490) 회장이 ‘특검 수사’라는 암초를 만나 연임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권 회장의 자격 심사를 담당한 최고경영자(CEO)후보추천위원회가 그의 연임을 결정한다. 하지만 권 회장이 연임에 성공한다고 해도 특검이라는 변수가 생겼다. 최근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청와대가 포스코 인사에 개입한 정황을 확인하고 전·현직 임원의 소환조사에 나선 가운데 중요한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혹의 초점은 권 회장이 2014년 초 포스코 회장에 내정될 당시 청와대가 김기춘 비서실장 등을 통해 인사에 개입했는지 여부에 쏠리고 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최순실 씨 측과 권 회장 사이에 포스코 자회사 3곳의 대표이사직을 주고받기로 약속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24일 한국일보가 보도했다. 특검은 두 사람에 대해 뇌물 혐의를 두고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특검은 최근 최씨의 최 측근으로부터 “2014년 3월 취임한 권 회장이 최씨 측에 ‘포스코 자회사 3곳의 대표이사 자리를 추천해 주는 인사에게 주겠다’고 약속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권 회장은 지난 2014년 3월 주주총회를 거쳐 회장직에 올랐다. 양측의 약속은 권 회장의 공식 취임을 전후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 2014년 3월 최씨의 측근 인사 가운데 한 명인 김영수 씨가 포스코의 광고계열사인 포레카 대표이사직에 오른 바 있다.
같은 해 4월 전자상거래 전문 자회사인 엔투비 대표로 외부에서 영입된 김모 씨도 최씨의 지인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자회사 3곳 대표이사직 제공 약속’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최 씨에게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포스코 이사회는 25일 차기 회장 단독 후보인 권오준 회장의 연임 여부를 결정한다. 사진/뉴시스
앞서 권 회장은 차은택씨의 옛 포스코 계열 광고업체 포레카 지분 강탈 시도와 관련해 검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이때만 해도 권 회장의 연관성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고 검찰도 특별한 혐의를 잡아내지 못했다.
그러나 변수가 생긴 이상 후보추천위가 연임 결정을 내린다고 하면 특검이 최씨와의 연결고리를 밝혔다는 보도가 나왔는데도 제대로 검증하지 못했다는 국민들의 공분을 살 수 있는 만큼 연임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권 회장의 주변 인사에 대한 연루 의혹도 집중 추궁될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권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더라도 특검의 수사 상황에 따라 중도하차 또한 포스코 경영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
포스코 측은 “최씨와 권 회장은 전혀 모르는 사이”라는 주장하고 있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