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세월호 참사 이후 민간잠수사의 실종자 수색작업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동료를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된 공우영씨에 대해 무죄가 확정됐다. 공씨에 대한 무죄 판결이 1심에서부터 대법원까지 유지되면서 이 사고의 책임을 정부가 아닌 민간인에 돌린 검찰은 무리한 기소란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공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춰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업무상과실치사죄에서의 주의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해양수중공사 업체 Y사의 이사인 공씨는 지난 2014년 4월21일부터 세월호 침몰사고 현장에서 실종자 수색작업을 총괄적으로 관리·감독하던 중 그해 5월6일 민간잠수사 이모씨가 사망하게 된 과정에 과실이 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수심 21m 지점에 수평으로 설치된 가이드라인에 공기공급 호스가 걸려 호흡곤란 증세를 보인 이씨를 빨리 끌어올리지 못해 응급처치가 늦어졌고, 결국 이씨는 병원에서 기뇌증 등으로 사망했다.
1심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잠수사의 사망사고와 관련해 공씨에게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면서 "해수면에서의 수난구호는 구조본부의 장이, 조난현장에서의 수난구호활동의 지휘는 지역구조본부의 장이 행하고, 필요에 따라 광역구조본부의 장, 중앙구조본부의 장이 직접 현장지휘를 할 수 있으므로, 민간잠수사의 생명·신체의 위험을 방지할 법령상 의무는 수난구호활동의 지휘를 하는 구조본부의 장에게 있다"고 판단했다.
또 "국민안전처의 사실조회 회신에 의하면 공씨에 대한 2015년 4월19일자 수난구호업무 종사명령서가 2014년 5월26일 발급된 사실, 수난구호업무 종사명령에 따라 공씨에게 부여된 업무는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 관련 수중 실종자 수색'인 사실, 공씨를 민간잠수사 감독관으로 임명한 근거 서류는 없는 사실이 각각 인정된다"며 "그렇다면 공씨에 대한 수난구호업무 종사명령에 의해서도 공씨에게 다른 민감잠수사와 달리 민간잠수사의 생명·신체의 위험을 방지할 법령상 의무가 별도로 부여됐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공씨에게 민간잠수사 전반에 대해 생명·신체의 위험을 방지할 계약상 의무나 고 이씨 개인에 대해 생명·신체의 위험을 방지할 계약상 의무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며 "당시 공씨에게 실종자 수색작업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민간잠수사를 실종자 수색작업에서 배제할 권한은 없었다고 할 것이고, 공씨에게 이와 같은 권한이 없었던 이상 공씨에게 민간잠수사의 생명·신체의 위험을 방지할 조리상·사실상 의무를 인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2심도 "공씨에게 민간잠수사 투입에 관한 권한이 없는 상태에서 감독의무를 게을리했다고 책임을 묻는 것은 공씨가 가지고 있지 않은 권한을 행사하지 않은 책임을 묻는 것"이라며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공씨가 민간잠수사 중 가장 연장자로서 일정 등을 관리하고, 민·관·군 합동구조팀에서 협의를 통해서 결정된 사항을 민간잠수사에게 지시했다는 점만으로 이씨의 생명·신체의 위험을 방지할 직접적인 권한과 사실상 책임에 따른 주의의무가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결했다.
대법원.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